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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zip터뷰] “어른 싸움에 고통받는 ‘아이’ 먼저 생각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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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구 법무법인YK 대표 변호사 인터뷰
배인구 법무법인YK 대표 변호사 인터뷰
배인구 법무법인YK 대표 변호사/송의주 기자

“사이가 극도로 나빴으나 아이는 너무 사랑하던 부부의 이혼 사건을 맡은 적이 있어요. 어떻게든 공동 양육으로 조정해 보려고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면접교섭실에서 만났죠. ‘친구랑 뭐하고 놀았니’, ‘읽기 시간이 좋니 공놀이하는 게 좋니’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분위기를 풀어가던 중 아이의 머리에 생긴 원형탈모를 보게 됐어요. 그때부터 생각하게 됐습니다.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법조인이 돼야겠다고”

법무법인 YK 배인구(사법연수원 25기) 대표변호사는 11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가사상속 분야 전문 법률가로서 지침이 되어준 사건을 묻자 이렇게 회상했다. ‘오지라퍼 가정법원 판사’이자 굵직한 이혼·상속 사건의 ‘구원투수’로 등판 중인 배 변호사는 언뜻 드라마 ‘굿파트너’의 이혼전문 변호사 ‘차은경’을 떠올리게 한다.

배 변호사는 자타공인 가사상속 분야 베터랑으로 부산지법, 대전지법, 서울지법 판사 등을 두루 역임하고 5년간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해오던 중 2017년 20년간 입었던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개업, 법무법인 로고스에서 가사상속센터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지난 7월 YK 대표변호사로 깜짝 합류했다.

가사상속과의 인연은 법관 시절 2004년 독일로 연수 파견을 떠났을 때 처음 시작됐다고 한다. 배 변호사는 “검찰선의주의가 아닌 법원선의주의를 따르는 독일의 소년재판, 법학 인문서에 등장하는 연금분할제도 등에 우연히 관심을 갖게 됐다”며 “독일에서 돌아오고 2011년부터 가정법원에서 근무했는데 당시는 엄청난 가족법 변혁기였다. 법 개정이 굉장히 많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이러한 변화를 법원에 안착시키는 작업들을 하게 됐다. 우연히 가사상속 분야에 발을 들여놨다가 과도기를 겪다 보니 어느 순간 전문가가 돼 있었다”고 회상했다.

배 변호사는 이후 여성가족부 산하였던 양육비이행관리원의 독립법인화에 앞장서는가 하면 현재 이혼 전·후 당사자들이 양육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는 ‘양육비 산정기준표’를 제정해 최초로 대외 공표하는 데도 일조했다. 그는 “산정기준표를 만들 당시 양육비가 무엇이고, 어떤 요소를 고려해 정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을 하다보니 나아가 양육비를 제대로 집행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됐다”며 “양육비이행관리원이 단계적으로 여러 제도 정비를 거쳐 알차게 진행될 거란 기대가 있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는 뿌듯함이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제도 변화에 앞장서며 ‘선한 오지랖’을 부르는 것은 판사 시절에는 누릴 수 없었던 자유로움이라고 배 변호사는 말한다. 그는 “법원에 있을 땐 법이나 제도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말하는 것이 마치 법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재판 당사자에게 편견이 있는 판사처럼 비춰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있었다”며 “실정법과 제도 안에 있는 사람으로서 그에 대한 비판이나 개선의 목소리를 내긴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기에 좀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고민이 늘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엔 ‘세기의 이혼’이라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최 회장 측 대리인을 맡으면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배 변호사는 이 같은 관심에 뜻밖에도 미안하다는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가사소송법에 보도금지 조항이라는 게 있다. 이 사건은 원·피고가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공인들이기에 보도 금지 규정에 반하는 게 아니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이 같은 규정이 제정된 근본적 이유는 가정의 내밀한 사정이 알려지면 가장 고통 받는 사람이 어쩌면 ‘자녀들’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사건을 수행하는 내내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난 불친절한 변호사였을 거다. 이 기회를 빌어 용서해달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인구 법무법인YK 대표 변호사 인터뷰
배인구 법무법인YK 대표 변호사 인터뷰
배인구 법무법인YK 대표 변호사./송의주 기자

◇배인구 합류로 ‘가사상속’ 분야 선점 나선 YK
가업상속과 재산분할, 유류분 등 가사상속 분야를 둘러싸고 대형로펌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배 변호사 합류는 YK로서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YK는 배 변호사 영입을 계기로 기존 운영 중이던 민가사총괄부를 가사상속가업승계센터로 확대 개편한 데 이어 최근 ‘고령화 사회와 법 연구소’를 개소하며 발빠르게 우위 선점에도 나섰다. YK는 두 기관을 통해 △이혼 △재산분할 △상속 △가족관계분쟁 △신탁 △후견 △가업승계 등 가사·상속 관련 다양한 법률적 분쟁에 대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배 변호사는 “법률은 법정으로 오기 전까진 어떠한 새로운 사회적 현상에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렇기에 학계의 연구가 필수적인데 학계는 또 현장과는 한 걸음 떨어져 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반면 변호사들은 실무에서 더 빨리 이 같은 현상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센터나 연구소는 학계와 실무계를 한 자리에 모으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면 법률적 정비가 안 된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하고, 나아가 이를 입법까지 연결하는 것, 의뢰인의 법률적 욕구가 센터에서 맞춤형으로 완벽 부응해 해결되는 것이 YK의 최종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배 변호사는 법조인뿐만 아니라 인간 배인구로서 삶의 목표를 묻자 예비 법조인들에게도 꼭 하고 싶은 말이라며 “어제보다 1%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의뢰인이 100% 절대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목표가 될 수 있겠지만 이는 하루아침에 이뤄질 순 없다. 어제보다 1%만이라도 성장하는 삶을 사는 법조인이 된다면 언젠가 100%가 돼있지 않겠냐”고 힘주어 말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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