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엔진 실험 정황 없어”
북한, 진공 챔버 등 첨단 엔진시험장
갖추지 못해 실제 발사로 성능 점검
북한이 지난달 31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이 신형이라는 군 당국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화성-19형에 적용된 고체엔진 시험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던 만큼, 진공 챔버 등을 갖춘 러시아 첨단 엔진시험장을 활용해 기술적 진전을 이뤘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1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정보당국(국방정보본부)에서 북한의 고체엔진 실험 정황이 없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방정보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3월 20일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다단계 고체연료발동기 지상분출시험 실시’를 공개한 이후 추가적으로 고체엔진 시험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통상 동창리 및 마군포 엔진 시험장에서 신형 엔진을 시험한 뒤, 해당 엔진을 탑재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다만 진공 챔버 등 첨단 엔진시험장을 갖추지 못해 실제 발사를 통해 성능을 점검하는 ‘맨땅에 헤딩식 개발’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기존 북한 미사일에 적용됐던 액체엔진 대신 고체엔진 개발에 나선 이후, 미사일 공중 폭발 등으로 기술적 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바 있기도 하다.
자력갱생 기조에 따라 독자 무기 개발을 강조해 온 북한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기여’를 토대로 러시아 측의 반대 급부, 즉 기술 이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유용원 의원실에 따르면, 군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우주 기술 분야 협력이라는 명목하에 탄도미사일 개발에 전용 가능한 기술들을 지원받고 있을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위성과 ICBM은 ‘머리’에 위성을 탑재하느냐, 탄두를 탑재하느냐 정도의 차이를 가질 뿐, 기술적으로 사실상 동일한 발사체로 평가된다.
러시아가 ‘평화적 우주 이용’을 주장하는 북한에 위성용 고체엔진 기술을 건네주면, 북한이 이를 토대로 신형 ICBM을 개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했을 당시,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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