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면에서 봤을 때 글쓰기는 같다고 할 수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다르다. 가변적이라는 뜻이다. 이를테면 앉아서 펜을 잡고 생각하면서 쓰는 행위를 한다는 의미에서 글쓰기는 같다. 반면에 칼럼 쓰기, 책 쓰기, 단편소설 쓰기 모두 글쓰기의 방법이 다르다. 칼럼은 짧은 글 안에 함축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선별된 주제와 의견, 주장을 담아야 하고, 출간을 위한 원고 쓰기는 목차에 따라 좀 더 세밀하고 꼼꼼하게 내용을 담을 필요가 있다. 단편소설은 더 어렵다. 아주 짧은 분량 위에 인간의 희로애락을 모두 담아야 한다. 그에 비하면 장편소설은 더 할 말이 없다.
글쓰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많은데, 분석하면서 읽기도 그중 하나다. 다양한 작품을 읽으면서 분석하는 습관을 기르면 다양한 글을 쓸 수 있다. 일례로 황순원의 「소나기」나 김유정의 「동백꽃」은 국내에서 발표된 단편소설 중에서도 가장 수준 높은 단편소설로 꼽힌다.
나무를 한 짐 잔뜩 지고 산을 내려오려니까 어디서 닭이 죽는 소리를 친다. 이거 뉘 집에서 닭을 잡나, 하고 점순네 울 뒤로 돌아오다가 나는 고만 두 눈이 뚱그래졌다. 점순이가 저희 집 봉당에 홀로 걸터앉았는데 이게 치마 앞에다 우리 씨암탉을 꼭 붙들어 놓고는, “이놈의 닭! 죽어라, 죽어라.” 요렇게 암팡스레 패주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대가리나 치면 모른다마는 아주 알도 못 낳으라고 그 볼기짝께를 주먹으로 콕콕 쥐어박는 것이다. 「동백꽃」중에서, 김유정
짧은 소설 속에서 애틋한 사랑을 깊고 풍부하게 표현해 내는 단편소설과 달리, 신문은 다르게 작성된다.
마을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모여 춤을 추고 있었다. 지역 댄스 대회에 나갈 준비를 한단다. 이 학교에서 바트와 아이들도 함께 공부한다. ‘바트와 아동교육기금’이라 쓰인 티셔츠를 입은 크리스마스는 바트와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을 위해 일한다. “어떤 사람들은 왜 저들을 위해 나서느냐고 저를 비난해요.” 그는 개의치 않는다. 동네 유기농 커피 협동조합 일에서부터 바트와 아이들의 교육을 돕는 일까지, 할 일이 너무 많다. 「한겨레신문」 24년 7월 13일자 15쪽 ‘동물보호’이유로 터전 잃은 ‘숲사람들의 희망가’중에서
분석하면서 읽기는 퇴고 작업을 진행할 때 무척 많은 도움이 된다. 어떤 사람이라도 한 가지 방면에 전문가일 뿐,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란 어렵다. 정보전달용 글쓰기가 익숙해지면, 소설 쓰기와 단편산문 쓰기에도 도전해 보자. 좁고 깊은 주제로 글을 쓰기보다는, 넓고 얕은 주제로 글쓰기를 배워두면 요긴하게 쓰일 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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