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을 뛰고, 걷고, 서로 밀고 당기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마치 탱탱볼 같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회복력과 탄력성은 무질서하고 예측 불가능하다.
고립된 공간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모습은 물리법칙을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에너지로 가득 찬 전시장을 누비며 어린이도, 어른도 즐거운 에너지를 가득 채워 나간다는 목적만큼은 확실하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이 여러 세대의 박물관 관람객 조성을 위해 첫 번째 기획전 ‘탱탱볼’을 개최한다.
기존에 안전 문제가 있던 물놀이 체험 전시실 운영을 중단하고 박물관의 전시·교육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조성한 기획전시실에서의 첫 전시다.
전시는 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회복 탄력성에 집중한다.
실제 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의 활동적인 에너지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전시는 개체가 발산한 에너지로 공간을 가득 채우고 공간의 엔트로피를 변화시킨다는 ‘열역학 2법칙’과도 연결돼 주제를 확장한다.
영상 퍼포먼스와 데이터, 스포츠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몸을 직접 움직이며 체험하는 전시는 함께 방문한 어른들까지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에는 노경애, 레벨나인(Rebel9), 보편적인 건축사무소, 성능경, 예술공공, 오재우, 이채영, 와이팩토리얼(y!) 등 모두 8팀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장을 들어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손’을 주제로 한 성능경 작가의 작품들이다. 태어나 가장 먼저 인식하는 신체인 손은 첫 번째 유희 도구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 손을 가지고 마치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는 듯한 작품과 손 씻는 과정을 연속해서 촬영한 작품은 특별한 의미 없이 나열된 속에서 유희의 목적만 강조하기도, 팬데믹 상황에서 어린이들 재미있게 손을 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기도 한다.
노경애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모양의 ‘화살표’를 통해 몸의 움직임을 유발한다. 김명신, 송명규 작가와 함께 제작한 그의 퍼포먼스 영상을 보며 어린이들은 직접 자기만의 움직임을 창작하고 따라 해 가며 새로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
와이팩토리얼은 열역학 제2법칙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관람객이 자기 모습을 촬영하면 전시장 공간에서 0과 1로 자료화된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시킨다.
완전히 새롭게 재창조된 사람은 325byte의 데이터로서 가상세계의 기호화 된 에너지로 재탄생한다.
가구 디자이너 이채영 작가는 ‘앉는’ 행동에 집중해 높낮이와 모양이 전부 다른 의자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오재우 작가는 국민체조를 통해 세대를 연결하며 새로운 의미를 도출해내는 작업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밖에도 정글짐을 직접 해체하고 재조립하며 나만의 규칙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한 예술공공의 ‘차원을 넘나드는 작은 공’과 회전하는 가벽을 설치해 공간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한 보편적인 건축사무소의 ‘소통하는 벽-1’, 공간 아카이빙 프로젝트로 박물관에서의 경험을 질문을 통해 찾아보는 레벨나인의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요’ 등이 전시된다.
전시를 기획한 강연섭 학예연구사는 “기획전시실을 만들며 다른 경험이나 감각을 확장하는 데 중점을 뒀었다”며 “작가들이 주어진 키워드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어린이와 전 세대 연령에게 적합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종강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장은 “뮤지엄이 갖고 있는 본래 목적인 전시와 교육 연구가 함께 진행되니 전시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학습하길 바란다”며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이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6월 22일까지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자세한 사항은 공식 누리집(ngcm.ggcf.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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