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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혼쭐에 기재부 “세수 결손으로 지급 미룬 ‘공자기금 이자’ 8兆, 내년 초 모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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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작년 56조원이 넘는 대규모 세수 결손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일반회계가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 줘야 할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방식을 택한 가운데, 이로 인한 지연 이자 발생 등에 대한 비판을 수용해 8조원에 이르는 돈을 내년 1월 중 지급 완료하기로 했다.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재실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9월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수 재추계 결과 및 재정 대응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재실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9월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수 재추계 결과 및 재정 대응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10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5년도 예산안 기획재정위원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 일반회계의 공자기금(총괄계정) 예수이자 상환 사업에 관한 내년도 예산으로 29조5000억원가량이 편성됐다. 이는 전년 대비 11조2300억원가량 증액된 규모다.

이 항목의 2023년 예산액(14조4843억원) 대비 올해 예산액(18조2620억원) 증가 폭이 3조8000억원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하면, 내년에 큰 폭 늘어나는 것이다.

2025년도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이자상환 사업 예산안 산출 내역. /국회 예산정책처 제공
2025년도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이자상환 사업 예산안 산출 내역. /국회 예산정책처 제공

이는 작년 세수 결손을 대응하는 과정에서의 ‘실책’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다. 통상 예산이라고 일컬어지는 한해 사업 예산은 ‘일반회계’에서 쓰이는데, 만약 일반회계의 세입 대비 세출 부족분이 발생하면 ‘공자기금’이라는 곳에서 일정 금액을 빌려와야(예수) 한다. 일반회계는 공자기금으로부터 빌려온 돈에 대한 이자도 지급해야 한다. 이 이자 상환분 역시 매년 예산안에 계획해 일반회계가 공자기금에 차곡차곡 갚아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작년 56조여원에 이르는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하자, 이렇게 계획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결손을 일부 메웠다. 이자를 안 내면, 밀린 만큼 ‘가산 이자’도 붙는 악순환이 생겨 미래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기재부가 이번에 ‘예수이자 상환 사업’ 명목에 예년과 비교해 규모가 큰 예산을 배치한 것 역시 이 문제와 관련된다. ‘2023년 미지급액’ 7조8000억원과 ‘해당 금액에 대한 지연 이자’ 3332억원 등 총 8조1000억원을 함께 포함한 것이다.

국회 예정처는 2014년 세수결손 당시에도 정부가 이런 꼼수를 통해 세수 결손분을 채운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시정’ 조처를 하라고 지적한 바 있었다. 작년에도 이런 행태를 반복하자 예정처는 올해 결산을 통해 또다시 ‘시정’을 요구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시정 요구한 '일반회계→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이자 미지급 관련 시정 요구 사항'의 내용. 2014회계연도 결산(위) 당시와 2023회계연도 결산 예비심사 시정요구사항이 유사하다. /국회 예정처 제공
국회 예산정책처가 시정 요구한 ‘일반회계→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이자 미지급 관련 시정 요구 사항’의 내용. 2014회계연도 결산(위) 당시와 2023회계연도 결산 예비심사 시정요구사항이 유사하다. /국회 예정처 제공

기재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4년 세수 부족 대응 보완 사항’을 통해 “일반→공자기금 예수이자 상환유예로 인해 미래 재정부담이 증가한다는 문제점을 받아들여, 이런 방안을 활용하지 않고 정상 지급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문제의식을 인정하고 반성한 셈이다.

기재부는 8조여원에 달하는 작년 치 ‘빚(이자)’을 내년 1월 초 신속하게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더 이상 가산 이자가 붙어선 안 된다는 판단도 배경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정처는 통상 상반기, 그중에서도 연초인 1월에 경기 대응용으로 ‘신속 집행’을 하는 관례를 고려하면, 이 집행이 쉽지 않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도 지적한다.

한 국회 관계자는 “재정의 신속 집행을 위해 연초부터 재정을 많이 투입할 텐데, 8조원이라는 큰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걱정이 된다”며 “신속 집행 계획과 공자기금 예수이자 상환 사업 집행을 잘 조정해야 하는 것이 전에 없던 재정 당국의 새로운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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