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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트럼프 당선에 높아진 韓 전쟁 가능성…美는 대만 포기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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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수십년에 걸친 대만 통합의 뜻이 있었고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그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졌다고 봅니다. 우리 정부의 외교력이 정말 중요한 때입니다.”

지난 7일 오후 6시 성남시 분당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철 박사는 기자를 만나 ‘트럼프 2기’ 변화될 세계 지형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이 박사는 “국내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까지 중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며 “역사와 경제, 정치 등을 통합적인 관점에서 봐야한다. 어느 한쪽의 전문지식 만으로는 중국의 셈법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문가 이철 박사./이철 박사 제공
중국 전문가 이철 박사./이철 박사 제공

이철 박사는 20년 이상 중국에 거주하며 현지 비즈니스 경험 및 지정학 견문을 쌓은 ‘재야의 중국통’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KT 기술협력부장, 삼성SDS 중국 법인장, SK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중국의 선택’(2021), ‘중국 주식 투자 비결’(2022) 등의 저서를 출간했다. 이 박사는 최근 한국으로 돌아와 중국 관련 강연과 자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박사는 트럼프 2기에서 드러날 가장 큰 변화를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의 관계로 꼽았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내내 중국에 대한 적개심을 보여왔고, 강력한 제재를 약속하면서 지지자들을 결집시킨 바 있다. 또 자신이 재임하게 되면 중국에 대해 더 강력한 봉쇄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전 장쩌민 전 주석부터, 어쩌면 그 전부터도 중국은 완전한 중국이라는 목표를 세워왔다. 수십년 전부터 대만을 통합하려는 꿈을 키워왔고, 중국의 모든 정책들은 대만 통합이라는 거대한 목표 하에 진행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할 사례도 있다. 그가 삼성SDS 중국 법인장으로 근무할 무렵,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급인 중국의 신식산업부의 부장이 그를 불렀다.

2000년 초 당시 이 박사는 삼성SDS의 중국 법인에서 64비트 알파칩을 도맡아 판매하고 있었다. 그를 만난 중국 공산당의 부장들은 그에게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중국은 삼성과 알파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 박사는 “나중에 알고보니 중국은 그 때부터도 언젠가 대만 통합으로 중국에게 생길 수 있는 미국의 기술, 경제 제재에 대비하기 위해 자신에게 부탁을 했던 것”이라며 “결국 알파칩 사업은 잘 되지 않았지만 그때부터도 중국이 대만 통합을 염두에 둬왔고, 미국의 제재에 대한 시나리오를 쓰고 대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 이철 박사./이철 박사 제공
중국 전문가 이철 박사./이철 박사 제공

◇일대일로·수소전지 고속철…모두 언젠가 있을 양안전쟁 대비책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중국의 정책들은 대부분이 언젠가 있을 대만과의 전쟁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들이 많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일대일로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21세기 실크로드를 주창하며 시진핑 주석이 제창한 경제권 구상이지만, 사실은 경제적 가치 때문에 하는 사업이 아니라 전시 상황의 보급망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소전지 고속철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 전지와 2차전지를 기반으로 하는 고속열차를 개발했다. 그러나 이것도 전시 상황에서 에너지, 특히 석유 공급이 끊길 경우에 대한 대책이다. 이 박사는 “일대일로가 지나가는 국가들을 보면, 돈이 많은 국가가 어디있나”라며 “중국의 모든 정책은 한 가지 문제를 위한 솔루션이 아니다, 더 여러가지 뜻이 담겨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의 일각에서는 ‘오히려 트럼프가 낫다’고 평가하는 세력도 있다고 이박사는 말했다. 이념 논리로 대만을 중국에게서 지키고자 하는 민주당보다는, 미국의 이익만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 입장에서는 훨씬 상대하기 쉬울 수 있다는 것. 그는 “대만 통합은 중국의 오랜 꿈이자 공산당의 최종 목표”라며 “심지어 대만 통합으로 인해 70~100년 간의 제재를 당한다고 해도 ‘겨우 그 정도 제재면 (대만 공격)하지’라고 생각하는 게 공산당인데 돈 얼마 주는 건 신경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연합뉴스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연합뉴스

◇“트럼프는 대만 포기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북한 도발 가능성 상승”

때문에 이 박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의 태도나 급부에 따라 대만 안보를 어느 정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9월 “‘대만 방어’ 공개 천명은 바보짓이다. 난 그런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대만에 대해 수차례 ‘안보 비용을 내라’고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예스(Yes),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라고 답한 것을 포함해 여러차례 ‘대만 방어’ 공약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박사는 대만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으로서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혼자 생각만으로는 포기할 수 있겠지만, 의회를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의 민주당 뿐만 아니라 공화당 내에서도 대만을 지켜야한다는 의견이 강하며, 미국의 군부는 미국의 안보를 위해 대만을 반드시 사수해야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만에는 최첨단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TSMC가 있어, 대만을 포기하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 일반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오는 8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데 대해서는 중국은 별 뜻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중국은 오로지 자신들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판단을 내리는데, 한국의 무비자 방문 정책은 사실 한국 위상 상 수개월 전에 먼저 이루어졌어야 한다”며 “이같은 정책 시행이 한중 관계가 개선되어서 그렇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트럼프 2기가 시작된 이상 전세계 불확실성이 확대되었으므로 한국도 외교 상황에 더 밝아야 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 대만을 치기 위해 가장 가까운 미국의 동맹국들,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가장 거슬리는 대상일 것”이라며 “이들을 자국에 묶어두기 위해 러시아는 일본의 동북 지역을 위협할 수 있고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오호츠크해 동맹 훈련도 그 일환이다. 북한은 한국을 향해 수차례 국지도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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