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온 힘을 쥐어짜 맞선 교사로 기억해 주세요.”
지난달 격무에 시달리다 숨진 특수교사 30대 A 교사와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던 서제하 교사는 8일 오후 6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추모 촛불문화제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 교사는 “고인은 밝고 건강했던 사람이었다. 함께 있으면 주변이 환해졌다”면서도 “지켜보는 동료는 무력했지만 선생님 자신은 치열했다”고 회상했다.
이날 추모 행사가 진행된 거리는 A 교사 유족과 동료 교사, 전국에서 온 특수교사 등 600여명으로 가득 찼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참석자들은 깔개가 펼쳐진 바닥에 앉아 촛불을 들고 A 교사를 추모했다.
어떤 이들은 울음을 터뜨리며 오열했고, 착잡한 표정으로 바닥만 내려다보는 사람도 허다했다.
신모(61·여)씨는 “일반 교사지만 같은 교사로서 가슴이 너무 아파서 고인을 위로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억울한 교사 죽음, 진상을 규명하라’, ‘특수교사 정원 확보, 과밀학급 해소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지역 교원단체 7곳은 특수교육 제도 개선에 온 힘을 쏟겠다는 다짐을 내놨다.
이주연 인천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우리는 또 안타깝게 동료를 잃어 이 자리에 울분에 찬 마음으로 나왔다”라며 “앞으로 남은 과제는 A 교사 순직 인정과 특수교육계 제도 개선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태섭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인천대표는 “퇴근 후에도 사생활을 보호받지 못하고 아이들을 걱정하는 특수교사들을 마주한다”라며 “이번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에서는 지난달 24일 모 초등학교 A 교사가 미추홀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최근까지 중증 장애 학생 4명 등 특수학생 8명으로 이뤄진 과밀 특수학급을 맡아 격무에 시달렸으며, 동료 교사들에게 “죽을 거 같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글·사진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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