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나라인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47대 대통령으로 재당선됨에 따라 한국의 건설업에 대한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함께 나오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자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의 대결에서 29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며 승리했다. 이에 건설업계는 트럼프 당선인의 중동 강경책 기조에 따라 중동의 건설발주와 투자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서는 수혜를 볼 것이란 의견도 있다.
◇ 트럼프 당선인, ‘친 이스라엘’ ‘미국 우선주의 외교’
해외건설협회(이하 해건협)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미국 대통령은 △중동 내 지역안전성 △에너지 정책 △국제무역과 건설자재 수급 △OPEC 정책과 석유 의존도 △이스라엘과의 관계 및 지역정세 등 중동 건설시장의 핵심 요소인 유가와 정치적 안전성에 영향을 미쳐왔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강경한 외교 정책을 추구하며,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중요시해 중동 지역의 정치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현지 긴장도를 높여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45대 대통령 수행 시절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이 발생했을 때 미군 추가 배치 및 군사공격을 시사해 불안감을 증폭시켜 유가를 급등시킨 사례가 있다고 해건협 측은 밝혔다.
이어 트럼프 당선자는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에너지 자원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화석연료 산업을 지지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중동 지역의 석유·가스 인프라 건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장기적으로는 유가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는 게 해건협 측 입장이다.
그러나 해건협 측은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재임 기간동안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 간의 관계 개선을 위한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한 바 있어 건설투자를 위한 우호적인 환경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 중동 의존도 높은 한국 건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돌파구?
문제는 한국의 해외 건설수주는 중동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동 강경책이 실현된다면, 중동시장 의존도가 확대되는 한국 건설업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올해 1~3분기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총 297개사가 90개국에서 427건의 사업을 따내 211억1,000만달러(약 29조2,816억원)의 수주액을 올렸다. 이 중 56.6% 규모인 119억4,000만달러(약 16조5,571억원)의 수주액을 중동에서 올렸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한 국가에서만 95억9,000만달러(약 13조2,984억원)의 수주를 올린 바 있다. 그 다음 국가는 미국으로 26억달러(약 3조6,054억원)의 수주액을 올렸으나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액에 약 27%에 그쳤다.
이 같은 행태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동지역을 대상으로 강경한 태도를 이어간다면 해당 지역의 신규 수주가 감소하고 프로젝트가 지연될 수 있어 한국 기업에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중동 강경책이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언급도 나왔다.
삼정KPMG은 최근 리포트 발간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은 신속한 러-우 전쟁의 종식을 언급했던 바 있어 재집권 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계획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한국 건설사는 이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전력공사로부터 송변전 신설 및 보수공사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보리스필 수도공항 인프라 확장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도 체결하는 등 이미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한국 기업이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삼정KPMG 측은 “신속한 러-우 전쟁 종식을 언급함에 따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수혜를 기대하나 중동 강경책 예고는 중동시장 의존도가 확대되는 한국 건설업계에 악재”라며 “우크라이나의 도로·항만·주택 등 다양한 수주 기회를 포착하고, 중동시장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프로젝트 발주 상황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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