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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 ‘트럼프 인맥 찾기’ 분주…반도체 불확실성 돌파구 주목 [트럼프노믹스 2기]

IT조선 조회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선 소식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가 술렁이는 가운데 안정적인 사업 운영·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재계 ‘트럼프 인맥’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트럼프 진영을 상대로 직·간접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만큼 불확실성이 높아진 미 반도체법 등에 전략적 접근을 강화할 전망이다.

왼쪽부터 차남 에릭, 장녀 이방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 조선DB
왼쪽부터 차남 에릭, 장녀 이방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 조선DB

재계, 소통채널 확대해 불확실성 해소 추진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법을 두고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법안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유세 기간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매겨,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제 발로 들어와 공장을 짓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국내외 반도체 기업을 압박해 왔다. 

이같은 발언은 미국에 이미 수조원의 투자를 집행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삼성전자는 440억달러(약 61조원)를 투자해 텍사스주 테일러시 일대에 반도체 공장 2곳과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 센터를 짓는다. 그 대가로 미국 정부로부터 최대 64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4000억원)를 투입해 4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기로 했다. 

보조금은 건설 진척에 따라 지급되는데, 아직까지 지원금은 거의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보조금을 줄이거나 백지화하면 기업들은 투자를 재검토하고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사업 계획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기업들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트럼프 2기와 소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려나가고, 정책 입안 과정에서 국내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7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서한을 보내며 “대한상의는 미국 경제계의 오랜 파트너로서 양국 간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미국 기업은 물론 정부 기관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양국의 협력 기회를 창출하고 오랜 파트너십이 더욱 굳건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대기업 총수와의 회동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이날 회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그룹 총수를 비롯해 대기업 총수 20여명이 참석했다. / 뉴스1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대기업 총수와의 회동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이날 회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그룹 총수를 비롯해 대기업 총수 20여명이 참석했다. / 뉴스1

이재용·최태원 회장의 ‘트럼프 인맥’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트럼프 집권 1기 때부터 소통 채널을 구축해왔다. 반도체 관련 활발한 대미 투자로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청와대 국빈 만찬에 참석해 안면을 텄다. 2019년 6월 방한 때는 국내 주요 총수들과 함께 자리했는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을 일으켜 세우며 투자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중 주요 내각 자리를 맡을 것으로 거론되는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 별도 회동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올해 9월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 해거티 의원을 비롯한 연방 상원의원을 초청해 한미 양국 기업의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도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이들을 만나 양국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만큼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남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대한상의는 내년 APEC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경제인 행사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석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트럼프 당선인을 비롯한 역내 정상들과 글로벌 CEO들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하며 양국 정상과 기업인이 동맹을 강화하고 새로운 협력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외교라인 강화에 대미 로비액도↑

삼성전자와 SK그룹은 사업의 중대 변수를 미리 파악하기 위해 정보전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대미 로비액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확대하면서다.

미국 비영리 정치자금 추적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삼성그룹은 569만달러(약 79억원)를 로비액으로 지출하며 작년 대비 14% 늘렸다. SK그룹도 3분기까지 423만달러(약 58억원)를 로비자금으로 썼는데, 작년 대비 26% 늘어난 수치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해외 대관조직인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스(GPA)’를 팀에서 ‘실’로 격상시켰으며, SK는 미국 대관 통합조직 ‘SK 아메리카스’를 신설했다. 외교 라인 강화를 위한 인재 영입도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 퍼블릭 어페어스실 사장을 맡고 있는 김원경 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양서진 부사장은 모두 외교관 출신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중 특히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관계 변화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은 정책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구축, 수출국 다변화, 가격 전략 강화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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