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링 차기작을 당초 예정보다 빠르게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르면 2025년 상반기 내에 출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갤럭시링은 손가락에 낄 수 있는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다. 올해 7월 출시되자마자 해외에서 초기 품절 사태를 겪는 등 판매 호조를 보였다.
주목받은 만큼 일부 소비자의 비판 목소리도 많았다. 기대를 모았던 혈당·혈압 측정 기능은 빠졌고 소리·진동 등 알림 기능도 없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다른 기기 대비 부실하다는 평가다. 출고가 49만9400원으로 차라리 30만원대인 ‘갤럭시워치7’을 구매하는 게 낫다는 소비자 반응도 나온다. 신기능 추가는 물론 스마트폰·워치·XR 등 기기와 연결성을 강화해 소비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가 지속 흥행의 관건이다.
7일(현지시각) 폰아레나, GSM아레나 등 해외 IT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링 차기작을 예정보다 빠르게 출시한다. 이 제품은 더 얇은 디자인에 배터리 수명이 길어지고 기능도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갤럭시링 차기작은 센서 구조와 운동 및 수면 측정 기능이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링 차기작을 빠르게 내놓는 것은 스마트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호라이즌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1억4710만달러(2048억원)였던 세계 스마트링 시장은 연평균 25.4%씩 성장해 2032년 14억5100만달러(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013년 핀란드에서 설립된 스마트링 선두기업 오우라는 2019년 매출이 2970만달러(414억원)에 그쳤지만 2023년 2억2500만달러(3137억원)까지 성장하는 등 시장 확대를 체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0월 31일 올해 3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수면관리 등 새로운 웰니스(Wellness) 경험에 대한 수요 증가로 스마트링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출시 예정인 XR 기기와 연결 경험 강화도 언급했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웨어러블 기기는 완성도를 바탕으로 제품 차별화와 사용성 개선 통해 매출을 성장시키겠다”며 “갤럭시링은 수면관리 경험 제고로 삼성헬스 에코시스템 확장에 기여할 것이며 향후 출시 예정인 확장현실(XR) 기기를 포함한 제품간 연결 경험을 강화해 갤럭시 생태계에서 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도 10월 22일(현지 시각)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퀄컴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4와 10월 23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을 통해 “갤럭시링에 AI 경험을 확대하고 XR 생태계에서 AI 기술의 이점을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스마트링 시장 진출 본격화도 삼성전자가 갤럭시링 차기작 출시를 서두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중국 스마트링 제조기업 콜미 테크(Colmi Tech)는 9월 신제품 ‘R06’을 299위안(5만8000원)에 출시했다. 10월에는 대폭 인하한 100위안(1만9400원)에 판매하고 있다. R06은 심박수, 혈중 산소, 수면 분석, 운동 측정을 지원한다. 타사 플랫폼과 건강 데이터도 공유할 수 있다.
샤오미 자회사 블랙샤크는 한 번 충전하면 180일간 사용 가능한 스마트링을 599위안(11만6000원)에 판매 중이다. 핀란드 오우라는 10월 ‘오우라링 4’를 선보였다. 가격은 349달러로 갤럭시링(399달러)보다 저렴하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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