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의대정원을 재조정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또다시 강조하면서 11일 출범이 예정된 여야의정협의체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의료계는 애초 기대도 없었다는 냉소적 평가 속에 “달라진 게 없다”며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 의사 단체들은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협의체에 참여할지 미지수다. ‘개문발차’할 공산이 더욱 커진 셈이나 정부는 협의체가 갖는 무게를 고려하면 성과를 낼 경우 전공의와 의사단체들도 결국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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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년 의대 정원은 정부가 추진한 대로 됐다”며 “2026년 정원은 의료계와 협의체에 의견을 내라고 했으니 같이 논의해 합리적 의견이면 거기에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2026년 의대 정원 조정에는 여지를 두면서도 내년 의대정원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의료계는 실망한 눈치다.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은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에 대한 생각이나 계획, 이미 진행 중인 입시 등에 대해선 어떻게 할지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며 “사태를 풀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사직 전공의는 “여전히 불통인 모습”이라며 “증원 규모 조절에 대한 내용이 있어야 했고, 의료공백에 대한 인정과 사과도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의정협의체를 띄운다 해도 정부여당과 일부 의사 단체만으로 구성이 불가피하다.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는 “이 상태에서 협의체가 온전히 만들어질 수 있느냐, 행여 만들어진다고 해도 지금의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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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부는 결국 의료계도 협의체에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의정협의체를 통해 성과를 내면 전공의가 참여하는 시기가 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에서는 협의체에 한덕수 국무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 장관과 3선의 이만희·김성원 의원 참여가 예상된다. 조 장관의 발언은 당정 최고위급 인사가 들어가는 만큼 의료계도 참여하지 않겠냐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하지만 의사단체 중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외에 뚜렷하게 참여의 뜻을 밝힌 곳은 없다. 박용언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담화에서 우리의 입장이 변화할 만한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2025년 의대증원 재논의라는 전제조건을 지키지 않는 한은 협의체에 참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사태 핵심인 전공의·의대생 단체들도 여야의정 협의체 자체를 “허울 뿐인 협의체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대 교수들도 회의적이다.
10일 의협이 임현택 회장 불신임안과 비대위 구성을 두고 임시대의원총회를 여는 것도 변수다. 비대위가 서게 되면 내부 혼란 수습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임 회장이 물러나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측이 대화에 나설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관측과 더 강경한 움직임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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