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야구 선수 하겠습니다.”
한국 최고 메이저리그 타자이자, 한국프로야구 최초 SSG랜더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끈 추신수(42)가 은퇴 소감을 밝혔다.
추신수는 7일 오후 인천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 아리랑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추신수는 “야구선수에서 일반인으로 변신한 전 야구선수 추신수”라고 운을 뗀 후, “지금 이 자리에 팬분들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 밤낮을 설쳐가며 저의 경기를 봐주시고 응원해주셨던 팬분들과 한국에 돌아와서 비록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을 냈지만 응원해 주신 모든 팬분께 감사드린다.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추억이었고 한국 야구를 배웠던 시간이었다”라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추신수는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로베르토 클레멘테 후보 선정(2020년), ▲아시아 선수 최초 20-20 달성(2009년), ▲아시아 선수 최초 사이클링 히트(2015년), ▲52경기 연속 출루(2018년, 텍사스 구단 단일 시즌&아시아 선수 최다 기록),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2022년)을 꼽았다.
가장 최고의 순간으로 꼽은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대해 “많은 선수들이 ‘우승’ 이라는 두 글자를 위해서 땀 흘린다. 지난 34년간 야구를 하면서 우승을 정말 간절히 바랐고 미국에 있을 때 해보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우승하면서 모든 것을 다 보상받았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어떤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저는 특출난 점이 없는 선수였다. ‘파이브 툴 플레이어’(Five-tool Player‧야구에서 파워와 정확도, 주루, 송구, 수비 능력을 한 몸에 갖춘 선수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평균 이상을 했던 그런 선수가 아니었나 싶다”라며 “그저 야구 하나에 목숨 걸었던 선수라는 평가 하나면 저의 모든 야구 인생을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SSG랜더스 김광현과 최정은 기자회견장을 찾아 추신수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단상 위에서 마이크를 잡은 김광현은 “제가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 가장 반겨줬던 형이 신수형이었다”라며 “앞으로 제2의 인생을 응원하겠다”라고 말했고, 최정은 “한 팀에서 뛸 수 있어 영광이었고, 나중에 제가 은퇴할 때는 (선배가) 꽃다발을 들고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덕담을 전했다.
추신수는 당장은 현장으로 복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다음 시즌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정말 마음 편한 겨울”이라며, “(감독이나 코칭 스태프 자리에 대해) 아직은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당분간은 휴식기를 갖고 정말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뭘 지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있는) 두 아들이 야구를 하는데 어느덧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됐다. 그동안 부모 노릇을 제대로 못했는데 아빠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추신수는 은퇴 투어 사인회에서 한 팬이 했던 말을 전했다.
추신수는 “한 팬분이 오셔서 ‘멀리 있어서 못 볼 줄 알았는데 한국에 돌아와줘서 고맙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눈물이 났던 순간이 생각난다”라며 “(당분간 쉬면서) 한국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도움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겠다. 다시 태어나도 야구 선수를 하고 싶다”라고 말을 맺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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