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현대자동차 넥쏘가 수소 누출 문제로 국내 3만5000여대 리콜이 결정된 가운데, 회사가 결함을 알고도 땜질식 대응을 했다고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일 포인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 넥쏘는 4년마다 받는 정기검사에서 확인된 수소 내압용기의 불량률이 올해 18%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속적인 수소 누출 가능성 제기에도 이제서야 리콜을 진행한 것에 대해 늦장 대응이라는 말도 나왔다.
“누출로 수리 후 또 누출” 재검사 대부분 같은 이유
2020년산 넥쏘를 소유한 한 차주는 2년 전 충전 도중 수소 누출이 감지돼 그 해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았는데, 올해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한 정기검사에서 또 수소 누출이 나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전에는 수소탱크 압력을 조절하는 부품 이상이었는데, 이번엔 수소탱크와 차체를 연결하는 밸브 문제였다.
넥쏘를 5년 째 타고 있다는 또 다른 차주는 이번 정기검사에서 가스가 샌다며 내압용기 불량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넥쏘 이용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량 판정을 받았다는 후기가 심심찮게 발견됐다.
지난달 20일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광주 북구갑)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공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검사한 넥쏘 중 약 1400여대가 불량판정을 받았다. 전체 9500여대의 15%에 해당하는데, 이 수치가 올해는 18%를 넘겼다. 85%이상이 1세대 넥쏘 중 2019년과 2020년에 생산된 차로 공식 확인됐는데, 수소 누출로 인한 재검사 비율이 무려 97.15%에 달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대차는 해마다 실시하는 서비스 점검에서 가스 누출이 발견된 해당 차량만 고쳐주는 데 그쳤다. 이번 정기검사에서 지적받지 않았다면 그간의 모습으로 보아 땜질 대응만 고수했을 터였다.
현대차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정기검사에서 해당 문제가 불거지고 국감에서 언급되며 문제가 커지자 뒤늦게 제조상의 결함을 인정하고 특별 점검과 함께 리콜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은 2017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생산된 넥쏘 3만5000여대다.
수소감지기 오작동∙TPRD 파손 등 국내외 연이은 리콜
지난달 외신은 현대차 북미법인은 2019~24년까지 판매된 넥쏘 1545대에 대해 리콜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신고된 리콜 이유는 ‘압력완화장치(TPRD) 파손으로 수소가스 누출 가능성’이다. 현대차는 이로 인해 주차 중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니 리콜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건물과 떨어진 야외에 주차할 것을 차주에 권고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 3월에도 네덜란드·독일 등에서 ‘수소감지기 오작동 가능성’으로 2017년 12월 17일~21년 10월 5일 제조된 넥쏘에 리콜을 진행했다. 이번 일로 넥쏘는 유럽연합(EU) 30개국에서 작동하는 소비자 안전 긴급경보체계 ‘세이프티 게이트’ 경보 목록에 추가됐다. 이에 리콜 대상 국가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022년에는 국내를 비롯한 미국과 호주에서 유사한 결함이 발견됐다. 국내의 경우 2018년 1월 10일~21년 10월 22일까지 제작 및 판매한 넥쏘에서 수소가스 누출 시 경고등이 점등되지 않아 1만7682대가 리콜에 들어갔다. 결함 원인은 내부 소재(촉매)의 관리기준 설정 미흡으로 인한 성능저하로 파악됐다.
같은 문제로 미국에서 2019~21년형 922대가 리콜됐고, 호주에서도 2018~21년 모델에서 수소감지시스템 결함이 의심돼 30대가 리콜 조치됐다. 호주는 당시 넥쏘 정식 출시 전이라서 상대적으로 리콜 차량 수가 적었다.
개발만큼 결함에도 선제적 대응 필요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수소차 1위를 기록했고 최근에는 넥쏘를 이을 차세대 수소전기차 ‘이니시움’을 공개해 내년 중반 양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
현대차가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발견된 결함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장재훈 사장이 선언한 “수소전기차가 편안한 일상이 되는 수소생태계 구축”이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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