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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빚 독촉 시달려”…배달판 ‘티메프 사태’에 피해 라이너·업주들 분노

투데이신문 조회수  

만나플러스는 올해 2월부터 하루 출금한도를 10~20만원으로 제한하다가 지난 6월부터는 정산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당초 8월 10일까지 정상화를 약속했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기사 3만3000여명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만나플러스의 배달대행 시장 점유율은 20%에 달한다.

만나플러스의 미정산 사태가 6개월째 이어지면서 그 피해가 점차 불어났다. 시간이 흘러도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배달기사 등으로 구성된 만나플러스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3일 만나코퍼레이션 조양현 대표를 사기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법적 대리인인 법무법인 대건 조정윤 변호사는 “만나플러스는 지난해 12월 이미 47억6000만원의 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이를 숨기고 선불금을 받아 사업을 이어왔는데, 이는 티몬·위메프 사태와 같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고소를 진행했지만 구속 등의 조치가 이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 사측의 공식 사과가 나오지 않자, 이들은 이날 다시 한 번 거리로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지부장은 “피해금액이 최소 190억원에서 무려 최대 600억원까지 추정이 되는 어마어마한 임금 체불 미정산 사태를 초래하고도 조양현 대표는 멀쩡히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만나플러스 사태 피해자인 라이더, 지사장, 총판장들이 힘 합쳐 고소하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러 의원들이 지적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문제제기를 해왔는데 여전히 조 대표는 단 한마디의 사과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미정산금 수백억을 준다고 해서 다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수년간 지역에서 쌓아 올린 배달 대행 사업이 망한 것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된다”며 “또 조금이라도 이 문제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면 즉시 사과해야 되며 이 문제를 언제, 어떻게 해결할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을 비롯한 배달플랫폼 만나플러스 미정산 피해자들이 6일 오후 2시 서울 구로구 만나플러스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진행한 가운데,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지부장(가운데)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투데이신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을 비롯한 배달플랫폼 만나플러스 미정산 피해자들이 6일 오후 2시 서울 구로구 만나플러스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진행한 가운데,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지부장(가운데)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투데이신문

실제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수개월 동안 생계 수단이 없어 생존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남 진주에서 총판을 운영하고 있다는 강명완씨는 “지난 5월 출금 사태 이후 배달, 영업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정산 사태 이후 저는 배달기사들이랑 가맹점주들한테 ‘돈 떼먹은 사람’이 됐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대출과 빚 독촉으로 인해 삶을 영위하기가 힘들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과연 이 문제를 만나플러스는 해결할 생각이 있는지, 깨진 사업 인프라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며 만나플러스 측에 재차 사태 해결을 요구했다.

경남 진주 지역에서 배달 대행업을 10년간 운영한 정헌씨는 “현재 당장 눈앞에 보이는 총판 피해 금액만 3억1000만원에, 개인적으로 당장 생계가 급한 라이더들에게 1억1000만원 환전해줬다”며 “하루아침에 10년을 쌓아온 생업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루 평균 기사만 300명이었는데 현재 이 같은 직원들이 다 떠나고 이제는 10~20명 정도밖에 남아 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가정생활도 점점 힘들어지고 사업은 사업대로 안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 눈앞에 보이는 건 한 3~5억 정도 날아갔다고 보일 수 있지만 향후 기대 수익까지 추산하면 10~20억 날아간 건데, 너무나도 참담한 심정이다”고 울먹였다.

또한 이들에 따르면 검찰 고소·고발 이후 이날 오전 10시경 만나플러스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이들 단체는 “검찰 측에서 지금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하지만, 그간 직원 제보를 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으며 여태 소환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사태는 최근 ‘티메프 사태’ 못지않게 심각하다. 조속히 사태해결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만나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날 규탄 집회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으며 그간 개인, 언론, 만나플러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지정한 법무법인 등을 통해 지속 소통하고 합의를 추진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현재 미수채권 확보, 미지급 정산금 상계 처리 등을 통해 사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세운 상태다. 이달 내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일부 피해금액이 최소 190억원에서 최대 600억원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현재 만나플러스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거나 다른 플랫폼으로 변경한 곳들의 미지급 정산금은 약 40억원 이상이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해 주셨던 총판, 라이더 모든 분께 불편과 피해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 앞으로 피해 복구에 힘쓸 예정”이라며 “당사와 관련한 허위 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의 대응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데이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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