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가 성공적인 증시 데뷔를 마쳤다. 더본코리아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백 대표는 4000억원대 주식 자산가가 됐다. 외식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백 대표가 증시 재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향후 외식프랜차이즈 간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6일 코스피에 따르면 이날 주가는 장중 내내 6만원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공모가 대비 51.2% 오른 5만1400원으로 마감했다. 더본코리아의 시가총액은 7435억원을 기록했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주식 879만2850주(60.78%)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이날 종가 기준으로 보면 백 대표의 보유 주식 가치는 4519억5259만원에 이른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 2018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한 차례 연기했다. 이후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증시 입성 재도전에 성공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의 상장 첫날 강세는 공모주 시장의 이슈가 아닌 ‘백종원 효과’로 해석해야 한다”며 “중장기 방향성이 확고한 점은 긍정적이나, 아직 해외 매출이 제한적인 만큼 유의미한 해외 매출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최소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백 대표가 더본코리아를 주식회사로 성공시키기까지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1993년 서울 논현동에 ‘원조쌈밥집’을 오픈한 이후 이듬해인 1994년 더본코리아를 설립했다. 백 대표의 자서전에 따르면 사업을 운영하던 도중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찾아왔고 17억원에 달하는 빚이 생겼다.
그는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고 홍콩으로 떠났지만, 그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본 뒤 사업에 대한 의지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이후 하루에 4시간만 자며 쌈밥집과 주점을 운영했고 한신포차·빽다방·홍콩반점·새마을식당 등 25개의 외식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재기에 성공했다.
백 대표가 내놓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국내 점포 수는 약 2900개에 달한다. 외식 사업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과 소스 등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번 공모로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한 더본코리아는 ‘K-푸드’ 열풍에 올라타 해외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백 대표는 골목상권과 외식사업을 부흥시키는데도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더본코리아는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축제를 기획해 알리는 한편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음식 상품을 개발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세계적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어나는 만큼 해외시장에선 외식 업체를 상대로 소스 유통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해외에 따로 식당을 차리는 대신 이미 성업 중인 유명 식당에 레시피를 제안하고 소스 등을 납품하는 식이다.
더본코리아가 증시 입성을 마치면서 외식업계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더욱이 내수 침체에 외식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백 대표의 행보는 관련업계가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 대는 사업마다 ‘대박 행진’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요리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심사위원으로 등장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종원 대표는 단순히 유명인사라기 보다 외식업계 전문가 그 이상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상장과 동시 외식 뿐만아니라 제조부터 유통 사업까지 다양한 시도를 펼칠 가능성이 커 관련업계 내 경쟁력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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