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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마존 활명수’ 류승룡, ‘코미디’를 대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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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마존 활명수’로 돌아온 류승룡. / 바른손이앤에이
영화 ‘아마존 활명수’로 돌아온 류승룡. / 바른손이앤에이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류승룡이 영화 ‘아마존 활명수’(감독 김창주)로 관객 앞에 섰다. 따뜻한 웃음과 공감, 유의미한 메시지까지 모두 담은 이야기에 반해 작품을 택했다는 그는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컸다”면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온 힘을 다해 임했음을 전했다. 

류승룡은 지난달 30일 개봉한 ‘아마존 활명수’로 극장가에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아마존 활명수’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 분)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 분)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이다.

영화 ‘발신제한’으로 연출자로 데뷔한 김창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매료한 배세영 작가와 류승룡, 진선규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극 중 류승룡은 촉망받던 양궁 메달리스트였으나 은퇴 후 입사한 회사에서 근근이 눈치 보며 살아가는 만년 구조조정 대상 진봉을 연기했다. 진봉은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가정까지 위태로운 상황에 아마존으로 혈혈단신 넘어가 금광 개발권 획득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인물이다. 

류승룡은 특유의 유쾌한 매력과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는 물론, 따뜻한 인간미를 녹여내 공감 가득한 캐릭터를 완성하며 몰입을 이끈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류승룡은 ‘아마존 활명수’를 택한 이유부터 연기 중점 포인트 등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코미디 장인’인 그의 연기 철학도 들을 수 있었다.

류승룡이 코미디 장인다운 열연을 펼쳤다. / 바른손이앤에이​
류승룡이 코미디 장인다운 열연을 펼쳤다. / 바른손이앤에이​

-코미디를 예상했는데 웃음보다 감동이 더 큰 작품이었다. 이 이야기 처음 접했을 때 어떤 감상이 들었나. 

“배세영 작가답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적 발상, 재미에 우리가 잘 알지만 잘 알지 못했던 양궁을 잘 접목해서 좌충우돌 이야기를 만든 게 좋았다. 그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가장 마음을 움직인 건 두 줄의 대사였다. ‘너희들을 가르치려고 왔지만 배운 게 많아’라는 진봉의 말과 ‘저들을 위해 기도해 주자’는 시카의 대사. 그 부분이 가장 마음을 움직였다. 이런 이야기라면 잘 달려보자, 내가 받은 메시지를 즐거운 과정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코미디 연기를 울면서 치열하게 했다고 했다. 어떤 과정이었나. 

“코미디는 아주 공정 과정이 까다로운 작업이다. 진액 한 방울을 딱 뽑아내야 한다. 다른 작품들도 치열하게 찍지만 코미디가 유독 그렇다. 우리만 현장에서 웃기면 안 되잖나. 결국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고 정답도 없었다. 다를 뿐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유지하는 게 너무 어려웠고, 그 긴장 사이 극을 환기하고 유쾌함을 각인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울음의 종류도 많고 웃음의 종류도 너무나 많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지향하고 가고 싶은 도착점은 나는 아무것도 안 하는데 관객이 웃는 거다. 지금은 그곳으로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태어날 때 울면서 태어나지 웃으면서 태어나면 무섭잖나.(웃음) 행복했던 때보다 힘들었던 게 더 많고 웃음의 밀도나 비중은 더 적은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웃음을 더 찾아가고 싶다. 건강한 웃음도 있고 과장된 웃음도 있고 미소도 있고. 코미디적인 웃음보다 기분 좋음, 유쾌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실제 양궁을 배우던 와중에 이 작품 제안을 받았다고. 

“(배운 경험이) 준비하는 데 많이 도움됐다. 우리가 양궁의 나라이긴 하지만 엘리트 체육이고 어렸을 때부터 진짜 선수가 되기 위한 스포츠로 접하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생활 체육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서 양궁인들이 저변 확대에 대해 굉장히 갈망하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멀지 않은 곳에 주현정 양궁 금메달리스트가 생활 체육으로 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아들과 같이 가서 배우게 됐다. 그러다 이 영화 제안을 받고 아, 이게 운명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웃음과 감동을 모두 선사한 류승룡(가운데). / 바른손이앤에이
웃음과 감동을 모두 선사한 류승룡(가운데). / 바른손이앤에이

-브라질 로케이션은 어땠나.  

“일단은 그곳에 갈 것인가 말 것인가 프로덕션 단계에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어떤 게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일지. 소스, 정경만 찍고 우리나라에서 (현지인과) 비슷한 분들을 섭외하거나 외국에서 모시고 오거나 그런 생각도 했는데 그래도 대자연을 담아보자는 마음으로 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어마어마한 가뭄이 있었다. 또 2주 동안 파란 하늘을 한 번도 못봤다. 지구 반대편이라 듣기만 했는데 실질적으로 개발과 벌목 이런 것 때문에 뿌옇더라. 구름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에 대한 공감과 이해가 됐다. 또 실제 거기에 살고 있는 분들의 얼굴, 영화에서는 잠깐 스치지만 순박하지만 살아온 인생이 담긴 그 얼굴을 누가 흉내 낸다고 될 일이 아니더라. 정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에 담긴 메시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작품 선택의 기준이 되기도 하나. 

“그것 자체가 기준이 되진 않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리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 ‘아마존 활명수’는)영화적인 상상이나 재미, 발칙함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아빠, 나의 남편, 우리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주는 공감들이 잘 배치돼 있고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른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도 똑같이 가족을 생각하고 공동체를 생각하는 부분들이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 알아가고 위로가 되는 지점들이 이 작품을 택하는데 마음이 많이 갔다. 더더욱 공감과 위로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감각적이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들이 많이 나오잖나. 그런 콘텐츠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런데 나는 공감과 위로를 담은 이야기가 더 좋고 사명도 있다. 고민하다 결국 택하는 것들이 이런 작품들인 것 같다.”

류승룡이 흥행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 바른손이앤에이​
류승룡이 흥행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 바른손이앤에이​

-‘극한직업’에 이어 다시 만난 진선규와의 호흡은 어땠나. 

“다행히 진선규뿐 아니라 염혜란‧고경표, 박영규 선생님도 그렇고 다 만난 분들이라서 합이 굉장히 좋았다. 진선규는 뭐. 진선규가 아니면 누구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잘해줬다. 자칫 우려스러운 문제가 있을 수 있음에도, 사람 자체가 너무 맑고 ‘선규 테라피’라는 말이 있듯이 그냥 기분이 좋아지고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역할만으로도 이미 충분한데 내가 던지면 다 받는다. 만약 내가 투수라고 한다면 빈볼을 던져도 다 받아내서 너무 편했다.”

-‘극한직업’ 배세영 작가와 류승룡, 진선규의 만남만으로도 기대가 크다. 스코어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극한직업’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당시 무대인사를 2주 차까지만 하기로 했다. 4~5주 차까지 하면 좋은데 2주 차까지만 하자, 다른 영화들도 있으니 다 같이 잘 되자는 마음이었다. ‘극한직업2’를 하고 싶은 것도 그때의 성공, 명성 때문이 아니라 보답하고 싶다, 건강한 웃음, 통쾌한 웃음, 위로하는 웃음을 주고 싶은 거다. 받은 것을 환원하자는 마음. 그런 마음을 ‘극한직업’을 하면서 배웠고 부담보다는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고 절실하게 하려고 한다. 다음 작품들에서도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더 크다.”

-오랜 시간 대중의 신뢰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채워나가고 싶나.  

“지금의 원동력은 좋은 사명감이다. 건강한 웃음과 건강한 공감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고 이미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것을 어떻게 좋은 이야기로 잘 환원할까 생각한다. 또 되게 감사하게 창작하는 걸 좋아하는데 끝나면 딱 싫증이 난다. 그래서 하나 하고 털고 또 다른 이야기,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게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고 설렘과 기대감으로 다가온다. 그게 원동력인 것 같다. 이제 성장보다는 성숙해서 세상을 조금 더 거시적으로 그려내고 세월도 담아내고 사회의 마음도 읽어내고 그런 것을 표현하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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