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전격적인 한국인 15일 비자 면제 결정으로 오는 8일부터 한국인의 중국 입국이 편해진다. 내년말까지 ‘한시적’이지만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한국정부의 ‘중국인의 한국무비자 입국’이나 새 미국 대통령의 중국 외교 전략 등에 따라 한중 양국간 민간인사증면제가 성사될 가능성도 높다. 한중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이웃 국가임에도 이념에 따른 냉전체제로 오랜 기간 단절을 겪어왔다. 그러나 1992년 8월 수교 이후 지난 30여년 간 경이로운 발전을 거듭했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소원했던 한중관계는 전격적인 비자 면제 결정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북한 파병 등 격변하는 지구촌 질서에서 앞으로 한중 간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인천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격랑 속 한중관계
사료에 명시된 인천~중국 교류는 백제 근초고왕 시절인 3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수구 옥련동 능허대를 통해 중국과 교류를 시작한 만큼 2024년은 인천항 개항 1652주년, 1883년 근대개항으로는 141주년이 된다.
냉전체제가 막을 내린 뒤 1982년 한중수교 당시 64억 달러에 불과했던 교역량은 2022년 2300억 달러로 35배 이상 성장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매주 수십 곳의 도시에서 800편 이상의 항공기와 15개 한중카페리를 통해 연간 1000만명 이상의 인원이 양국을 오갔다.
지난 30여년 한중 지방정부 간 자매우호 결연은 671건으로 한국이 다른 외국도시와 체결한 결연의 40% 이상을 점유했다.
▲하늘길과 바닷길로 이어지는 한중교류
한국과 중국은 2015년 12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는 한중 FTA 시범도시로 지정됐다. 하지만 사드 배치로 인한 갈등 양상이 코로나 팬데믹, 미중 갈등 격화로 한중 간 교류는 정체기와 회복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 같은 여파로 인천국제공항 항공여객 정기편을 기준으로 2019년 6월 양국 간 36개 도시, 6938편, 113만4024명 여객에서 2023년 6월 28개 도시, 3850편, 47만512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1974년 인천내항 4부두에 국내 최초 컨테이너 전용처리시설 도입 이후 1976년부터 2020년까지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4341만TEU에 이른다. 2005년 인천항 최초로 연 100만TEU를 달성했고, 2013년 200만TEU, 2017년 300만TEU를 돌파했다.
대중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05년 66.5만TEU에서 2020년 197.4만TEU로 196.8% 증가했다. 이는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치 185.5%를 웃도는 수치다.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58.0%에서 2020년 60.3%로 높아졌다.
2023년 8월 기준 카페리 10개 항로를 포함한 70개에 이르는 인천항 컨테이너 정기선 라인 중 중국항로는 카페리 포함 27개 항로에 주당 50기항차에 이른다. 중국~대만~홍콩, 중국~일본 등의 항로를 포함할 경우 30개 항로로 늘어난다.
▲한중교류의 중심, 인천!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은 현재 4단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연간 1억600만 여객이 이용할 수 있는 세계 3대 국제공항으로 발돋움이 기대된다. 항공화물도 연간 500만t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세계 2위권 공항으로 진입할 수 있다.
내년말까지 한시적 15일 한국인 비자면제 결정 이후 한중이 동반자 관계로 설정되기 위해서는 연간 여객 100만명 이상 처리하는 중국 공항 70개에 대한 항공노선 개설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항공여객 30만명 이상 중국 공항 57개에 대한 항공노선 확대 여부도 중장기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 현재 30여개에 머물고 있는 항공노선을 100여개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궁극적으로 2006년 체결한 항공자유화협정 발효와 양국 간 민간인사증면제협정 체결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협상을 마무리 한 인천신항 1-2단계가 수년 내 정상운영되면 컨테이너 물동량은 2030년 500만TEU 이상이 기대돼 세계 30위권 컨테이너 항만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운항이 중단된 인천~톈진 간 카페리 노선을 시급히 재개하고, 10개로 고정된 인천~중국 카페리 노선을 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양국이 찾아야 한다. 논의가 중단된 백령~중국 초쾌속여객선 항로 개설 논의도 한중해운회담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
최정철 인하대 교수는 “한시적이나마 15일 비자 면제 결정은 양국 간 관계 설정에 중대한 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중관계가 험악했던 2023년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은 인천-톈진이 보여줬던 지방정부간 교류가 대표적이다. 하늘길과 바닷길 교류 확대에 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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