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강화로 이주해 집을 짓고 사는 위원석·박종란씨 부부는 동네 산책을 하다가 정감이 가는 골목을 발견했다. 옛날식 이발소, 사진관, 세탁소가 올망졸망 살아 있는 곳이었다.
‘여기서 책방을 해 보면 어떨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이런 마음이 든 건 둘이 출판사에서 만나 오랜 기간 출판업무를 해 온 때문이었다.
마침 ‘임대’라고 내건 한 공간이 마치 부부에게 손을 내미는 것 같았다. 이렇게 2018년 5월 강화군 강화읍에 딸기책방이 문을 열었다.
그림책을 전문으로 다루는 이 책방은 이번 한국근대문학관의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에도 세 차례에 걸쳐 참여한다.
▲출판사이자 서점,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일 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책을 한 권 읽는 사람의 수보다 많다고 한다. 그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부부가 책방을 내기로 결심한 이유는 책을 읽고 책으로써 어딘가에 도달하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출판업에 종사했던 부부의 경험을 기반으로 딸기책방은 출판을 겸한다. 2021년에 첫 책을 출간하고 지금까지 50권 정도 만들었다.
아동서적과 만화책이 주를 이루고 어른을 위한 그림책도 다수 취급한다.
“출판사에서 일했을 때는 독자와 간접적으로만 만났지만 이렇게 책방을 겸하니 직접 반응을 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어떻게 감상하는지 어떤 책을 원하는지 등의 이야기가 들려오지요.”
딸기책방은 그림책 워크숍과 그림책 만들기 등 독자가 참여하는 사업도 진행하며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강화에 어린이들이 갈수록 많지 않은 점은 안타깝지만, 그림책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책을 매개로 공간에 모이는 자체가 이들 부부뿐 아니라 이 골목에도 활력을 가져다 줬다.
“노동력 등 비용으로만 환산하면 운영을 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이 공간에 기대어 얻는 기쁨들이 모든 부정적인 요소를 상쇄한답니다.”
▲세 번의 책담회, 생중계로 확산
딸기책방은 한국근대문학관의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에 참여할 도서로 책방에서 출판한 세 권의 동화책을 꼽았다.
「달리기를 잘하는 법」을 쓴 이은홍 작가와의 북토크가 첫 순서로 지난달 31일 진행했다.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유명 역사만화가가 처음으로 동화를 쓰게 된 이유와 첫 번째 동화 창작 도전에 얽힌 이야기를 나눴다.
위원석·박종란 대표는 지금까지 추진했던 북콘서트를 포함해 이번 책담회들 역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생중계한다. 현장에 오지 못하는 독자들과도 널리 공유하기 위해서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에 작가가 답도 할 수 있다.
11월7일 펼칠 한나 작가와의 책담회 역시 그렇게 진행된다. 「풀이 나다」에 이어 그가 쓴 「여기는 천국이니까」를 두고 한국화와 글쓰기에 관해 대화한다.
고진이 작가와의 만남 일정은 11월14일이다. 「섭순」과 「눈물 조각」, 「좋은 아침 좋은 하루」를 쓴 작가는 최근 「바람이 준 선물」을 새로 썼다.
딸기책방은 이번 책담회 참여자들에게 해당 작가의 책을 선물로 주는 한편 사인회도 가질 예정이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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