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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사건 후 ‘생활지도 고시’ 도입됐지만…교사 78.6% “효과 실감 못해”

투데이신문 조회수  

[사진 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분리조치에 따르는 후속조치들(학부모 알림, 학교장 보고)로 인한 부담으로 유명무실한 제도.”

“난동을 부리며 분리를 거부하는 학생에게는 집행할 수 없고, 이는 수업방해 학생이 추후에도 같은 행동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게 하는 강화로 작용한다. 강제 집행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학생이 분리 조치를 거부하거나 학부모가 학생의 분리 조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이후의 상담 및 학생 지도에 비협조적인 사례 中)

5일 현장교사정책위원회 산하 학생문제행동연구회 소속 고시분과 연구진이 발표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이하 생활지도 고시)가 발표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교사 10명 중 7명은 고시의 교육적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생활지도 고시는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순직한 사건을 계기로 같은 해 8월에 발표된 지침으로, 교권 확립과 모든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본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실태조사 보고서는 교원 468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2~19일 동안 설문조사한 내용과 고시를 적용하고 있는 학교 학칙 등을 바탕으로 발간됐다.

보고서의 설문조사는 주로 초등학교 교사(전체 응답자 중 95.9%)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실태조사 결과, 현장의 교원들은 생활지도 고시 발표 이후에도 교실에 큰 변화가 찾아오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고시를 반영한 학칙 개정 뒤 교육적 효과를 체감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교원 78.6%가 반대했다. 체감했다(21.4%)고 답한 이보다 4배가량 많았다.

또 문제 학생에 대한 분리조치를 실시해 본 교원은 전체 중 26.5%(124명)에 그쳤다. 응답자의 61%는 생활지도 고시의 훈육에 해당되는 ‘수업 방해 학생에 대한 분리조치’를 실시하고자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실시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분리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64.2%(221명)의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가 걱정돼서’를 지목했다. 뒤이어 ▲학부모 민원 우려 64%(220명) ▲후속조치가 부담돼서 48.3%(166명) ▲학생과의 관계 악화 우려 30.2%(104명) 등의 순이었다.

교원들이 적극 조치를 꺼리는 이유 중 가장 많이 꼽힌 항목은 ‘학생이나 학부모의 분리 조치 거부 시 대응할 세부적 방법이 없다’(71.2%)였다. 

학교 관리자가 생활지도에 있어서 방관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시 제정 뒤 관리자가 생활지도(분리 조치, 분리된 학생 지도, 학부모 통지 및 상담 등)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은 36.5%에 그쳤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제공=게티이미지뱅크]

교원들은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해결하기 위해 보호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데 이어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분리조치를 거부하는 행위에 대한 대책으로는 ‘법적 조치 및 제재’를 꼽은 교원이 176명(37.6%)으로 가장 많았다. 교육청 등의 외부기관의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는 응답도 90명(19.2%)으로 비교적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관리자의 조치를 요구하는 등의 학교의 권한을 강화하자는 의견도 65명(13.9%) 있었다.

또한 법적 조치의 ‘의무교육’이나 ‘벌금 및 과태료’ 등을 통해 보호자의 책임 강화에 대한 요구(57명·12.2%)를 선택한 교원도 있었다.

연구진은 “현재의 생활지도 고시가 제정된 이유가 생활지도에 관한 교원의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인데 아직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요원해 보인다”면서 “생활지도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며 보다 명확한 법률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시 속 지도방법이 절차가 복잡하고 현장과 동떨어진 내용이 많다는 의견이 있었다. 생활고시가 본질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활고시를 제정 및 개정할 때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데이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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