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이 5일(현지 시각) 미 전역에서 시작된다. 미국 대선은 총득표수가 아닌 각 주(州)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더 많이 확보한 사람이 당선되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미국 대선의 승자를 확정하는 데 필요한 ‘매직 넘버’는 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
역사적으로 미국 전역의 50개 주와 워싱턴DC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우세한 주들은 이미 정해져 있다. 이른바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우세 주),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우세 주)라고 불리는 곳들이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25명,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에 대선 승자는 총 93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7개 경합 주(펜실베이니아 19명, 조지아 16명, 노스캐롤라이나 16명, 미시간 15명, 애리조나 11명, 위스콘신 10명, 네바다 6명)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더 많이 확보한 사람이 갖게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기다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배분하는 메인주 2선거구(1명)와 네브래스카 2선거구(1명)의 선거 현황도 대선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럼 해리스와 트럼프가 가져가게 될 선거인단은 어떻게 될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시나리오 분석 모델에 따르면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배분된 펜실베이니아는 그 어느 지역보다 중요하다. 만약 펜실베이니아에서 해리스가 이기면 해리스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조합은 12개로 늘어나지만, 트럼프의 승리 조합은 6개에 그치게 된다. 반대로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면 트럼프는 26개의 승리 조합이 가능하지만, 해리스는 13개의 승리 조합만 가능할 뿐이다.
◇ 해리스, ‘러스트벨트’서 승리하면 차기 대통령 확정
해리스의 경우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던 지역인 ‘블루월’ 중에서도 러스트벨트(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승리하면 백악관행을 확정 지을 수 있다. 7개 경합 주 중 러스트벨트에 속한 3개 주는 당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었으나,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경합주로 변한 곳이다. 러스트벨트에 속한 3개 주는 2016년 트럼프가 승리한 대선을 제외하곤 줄곧 민주당을 지지했다.
만약 해리스가 러스트벨트 3개 주에서 이기면 선거인단 269명을 확보해 승리를 눈앞에 두게 된다. 여기다 각각 1명의 선거인단이 배분된 메인주 2선거구나 네브래스카 2선거구에서 승리하면 매직 넘버를 달성, 대선 승리를 확정하게 된다. 현재 네브래스카 2선거구에선 해리스가 우세하다.
하지만 해리스가 펜실베이니아에서 패배하면 매직넘버에 도달하는 길이 험난해진다. 이 경우 해리스는 두 번째로 선거인단이 많은 조지아(16명)와 노스캐롤라이나(16명)에서 모두 승리하거나, 이들 중 최소 1곳에서 승리한 후 선벨트(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네바다) 중 또 다른 한 곳에서 이겨야 한다. 즉, 해리스가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중 한 곳에서도 이기지 못하면 당선 가능성은 없다.
참고로 펜실베이니아는 2016년(트럼프 당선)엔 트럼프를, 2020년(조 바이든 당선) 바이든 대통령을 선택했다.
◇ 트럼프, 펜실베이니아만 가져가면 승리 조합 크게 늘어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이기면 정확히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펜실베이니아(19명)에서 이긴 다음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에서 승리를 점하고 조지아(16명)나 노스캐롤라이나(16명) 둘 중 한 곳에서만 이겨도 270명을 확보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4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선벨트에서 모두 승리해도 러스트벨트 중 1곳에서도 이기지 못하면 매직넘버를 달성할 수 없다. 반대로
물론 선거인단 538명 중 269명씩 확보하는 동률 시나리오가 나올 수도 있다. 트럼프가 러스트벨트에서 패배해도 메인주 2선거구와 네브래스카 2선거구에서 이기면 동률이 된다. 이 경우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에 대해 미 수정 헌법 12조는 상원이 부통령을, 하원이 대통령을 뽑도록 규정해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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