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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한 ICBM 도발 ‘정당성 인정’…협력 수위 촉각

데일리안 조회수  

실전성 떨어지는 북한 ICBM

소재에서 첨단 기술까지

러시아 지원 여지 ‘무궁무진’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 발사 장면(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3년 가까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자원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를 위해 파병까지 단행한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했다.

오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러시아를 향한 에두른 메시지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이라는 ‘공통의 적’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북한의 핵역량 강화 필요성을 부각하며 러시아 측의 기술 자문 및 이전을 촉구했다는 평가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 발사 장면(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지난달 31일 발사된 북한의 신형 ICBM ‘화성-19형’은 기존 화성 시리즈 ICBM보다 직경과 길이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탄두 부분이 기존보다 크고 뭉툭해져 다탄두 기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탄두 개별목표 재진입체(MIRV)’로 일컬어지는 해당 기술은 1~2단 엔진을 통해 미사일이 대기권에 진입한 후, 정점 고도에서 여러 탄두를 품은 후속추진체(PBV)가 별도 작동하는 기술을 뜻한다. 다탄두가 저마다의 추진력을 가진 채 유도기능에 따라 별도 표적으로 날아가야 하는 만큼, ICBM 관련 기술 가운데서도 ‘끝판왕’으로 평가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관련 기술 시험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공개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외형에 집착하면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북한은 관련 보도에서 화성-19형을 “최종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매우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력을 점검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본토 타격 능력 강화에 주력해 온 북한이 다탄두 기술 개발 의지를 거듭 피력해 온 만큼, 관련 역량 추구는 기정사실로 간주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을 발사한 이동식발사대(TEL)(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최장 비행, 최고 고도를 기록한 화성-19형 도발을 계기로 ‘북한의 기술적 진전이 확인됐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실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크기 및 중량을 고려할 때 운용 기동성이 너무 떨어져 전쟁 시에는 실제 운용 측면에서 효용성이 너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 ICBM은 평양 순안공항 인근 도로 등 발사 원점이 사실상 정해져 있는 상황이다.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대(TEL) 무게를 감당할 도로 여건이 마땅찮은 탓에 ICBM 운용에 제약이 있다는 평가다.

결국 북한이 ICBM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려면 러시아 협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더 작고 가벼운 미사일을 위한 첨단 소재 및 부품에서 재진입·다탄두 기술 등에 이르기까지 러시아가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특히 전문가들은 과거 프랑스가 다탄두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당시, 미국이 자문을 통해 도움을 줬던 일이 북러관계에서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해법에 골몰하던 프랑스에 미국이 ‘예, 아니오(Yes or No)’ 형식으로 힌트를 주는 것만으로도 기술력 진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북한 장비·인력을 지원받은 상황에서 화성-19형 도발 정당성까지 인정한 만큼, 향후 양자 군사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1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북한과의 전략대화 이후 발표한 공보문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침략정책을 억제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지도부가 취하고 있는 조치들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 발사 장면(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한편 윤석열 정부는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가운데 북러 군사협력 수위에 따라 국제 공조에 기초해 단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대독한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최근의 국제 안보 상황과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군사 공조는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점검해서 철저하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방한 중인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선 “국제사회가 연대해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러북의 도전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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