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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독단적 국정운영에 국민 반감”…용산 개편·개각까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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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독단적 국정운영에 국민 반감'…용산 개편·개각까지 요구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쇄신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독단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 반감이 커지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은 현재 정부·여당이 처한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정 지지율이 모두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야권이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는 만큼 전면적인 국정 쇄신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강도 높은 쇄신 요구에 무대응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윤 대통령 해외 순방 이후인 이달 중순 입장 표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 폭로 사태 이후 긴 침묵을 이어오던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임기 반환점을 앞둔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민심이 매섭게 돌아서고 있다”며 “독단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커졌다는 점을 아프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난 민심을 진단했다. 실제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동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韓 '독단적 국정운영에 국민 반감'…용산 개편·개각까지 요구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명 씨 간 통화 녹음이 폭로된 것에 대해 “대통령과 영부인이 정치 브로커와 소통한 녹음과 문자가 공개된 것은 그 자체로 국민들에게 대단히 죄송스러운 일”이라면서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죄송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윤 대통령이 당시 당선인 신분인 만큼 법적 문제가 없다’는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의 방어 논리에 대해서도 “적어도 지금은 국민들에게 법리를 먼저 앞세울 때는 아니다”라며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씀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큰 실망은 정부·여당의 큰 위기”라며 “국정 기조의 전환이 반드시 더 늦지 않게 필요하다”고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동안 한 대표가 대통령실을 향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3대 요구’(대외 활동 중단, 인적 쇄신, 각종 의혹 규명 협조)와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했다면 이제는 김 여사뿐 아니라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쇄신을 강하게 요구한 셈이다. 이에 대해 친윤계는 즉각적인 대응은 자제했지만 한 대표의 거세진 압박을 두고 비판적 기류가 감지됐다. 한 친윤계 의원은 “한 대표가 요구한 사항들에 대해 대통령실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용산을 드러내놓고 압박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결단을 압박하면서도 ‘변화와 쇄신’의 목적이 야권의 탄핵 공세 방어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범죄 혐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헌정 중단 시도를 당이 당당하게 반드시 끝까지 막아내겠다”며 “우리의 변화와 쇄신이 야당의 음모와 협박을 막아내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 대표의 쇄신 요구에 대해 대통령실은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 대선과 북러의 불법적 공조 등을 감안하면 안보 리스크 관리가 먼저라는 판단에서다. 또 당정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양측이 충돌하는 모양새를 반복하는 것도 부담이다. 대신 대통령실은 5일 성태윤 정책실장과 6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잇따라 정책 설명회를 여는 등 정책 역량 결집으로 정치적 위기를 돌파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개각 등 인적 쇄신은 일러도 해외 순방 이후인 이달 중순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여사를 공식 보좌하는 제2부속실도 당초 이번 주 출범이 예정됐으나 이달 중순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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