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3일 국회에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보낸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우리가 아는 그 박장범이 맞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지명 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는 4일 성명에서 “(인사청문) 요청 사유를 읽다보면 한줄 한줄 반박이 가능할 정도로 엉터리로 가득하다”며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땡윤방송’으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박장범 사장 임명 시도를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방송공사 사장후보자 인사청문 사유서’에서 박 후보자를 두고 “공정한 보도를 통해 공영방송 KBS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고, 정제되지 않은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 사회적 게이트키핑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사회 통합과 민주주의 기본 가치를 지키는 공영방송의 기능을 충실히 이행”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공영방송 KBS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박 후보자가 “소통 능력을 높이 평가받고, 탁월한 친화력과 협상 능력, 적극적 자세로 조직 내 신망을 받고 (있다)”며 “폭넓은 시각과 자유민주주의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 방송공정성과 독립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겸비했다”고 했다.
쟁대위는 이를 두고 “한참을 웃었다”며 “앵커를 맡은 이후 KBS 뉴스의 경쟁력과 신뢰성을 땅바닥을 뚫고 지하까지 떨어뜨린 박장범 후보를 국가 전체의 경쟁력까지 높일 수 있는 적임자라 평가한 것부터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생각하는 박장범표 KBS 역할과 위상은, 정권 비호에 앞장서는 땡윤방송을 말하는가”라고 했다.
쟁대위는 ‘박 후보자가 사회적 게이트키핑 적임자’라는 평에 대해서도 “기가 찬다. 박장범 후보는 KBS뉴스 앵커로, 윤 대통령과 김 여사와 관련한 권력 비판 보도 실종에 적극 가담한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신망이 두텁다’는 표현엔 “사장 후보자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30년 넘게 일한 소속 본부에서 축하는커녕 선후배를 막론하고 500명 가까운 기자가 당장 사퇴하라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설명할텐가?”라고 물었다.
이들은 “방송 독립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겸비했다는 것도 코미디”라며 “여기서 말하는 독립은 누구로부터의 독립을 말하는 것인가? 국민으로부터 독립해 공영방송을 정권에 바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졌다는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들은 “박장범 후보는 그동안 언론인으로서 보여준 성과와 경력, 자질과 역량,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 등을 종합할 때 공영방송 사장에 앉아서는 안될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땡윤방송으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박장범 사장 임명 시도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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