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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산 소고기가 들어온다… “한우 농가 타격은 적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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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산 소고기가 한국에 들어왔다. 2000년 광우병(BSE·소해면상뇌증) 문제로 수입이 금지된 지 24년 만이다. 국내 한우농가 등은 사룟값 상승 등에 따라 수익성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경쟁까지 치열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프랑스 축산협회는 한국 수입 소고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과 호주와는 다른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호주처럼 소고기를 한국 시장에 대량 공급할 생각은 없다는 뜻이다.

유통업계에서도 프랑스산 소고기가 국내 한우 농가에 타격을 직접적으로 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프랑스 축산협회가 소규모로 한국 시장에 접근하고 있어서다. 높은 가격으로 미국과 호주 소고기 대비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없는 탓에 대형마트에 시판되기보다는 호텔 등 고급 레스토랑 위주로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박진용 셰프가 4일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프랑스 소고기 수입 재개 기념 '프렌치 비프, 테루아의 맛' 행사에서 프랑스 소꼬리를 사용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용 셰프가 4일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프랑스 소고기 수입 재개 기념 ‘프렌치 비프, 테루아의 맛’ 행사에서 프랑스 소꼬리를 사용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안전 강조하되 미국·호주와는 전략 다르다는 프랑스

4일 서울 서대문구의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는 프랑스 축산협회와 국내 주요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프랑스 소고기의 상품성과 수출 전략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엔 삼성웰스토리·아워홈 등 식자재·급식 전문업체와 소매 유통업체 이마트, 프랜차이즈 업체 SPC 등이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프랑스축산협회는 프랑스 소고기의 안전성을 우선 강조했다. 24년 만에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와 같이 수입 재개 길을 연 아일랜드의 경우 지난 9월 다시 수입이 중단됐다. 아일랜드 현지에서 광우병 발생이 보고된 탓이다.

클로딘 지라도 프랑스 경제통상대표부 부참사관은 “프랑스에서는 가축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제나 항생제는 전혀 쓰지 않고, 소를 목초지에서 방목해 키우며 사료의 85%를 농가가 직접 생산한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15년간 수출 재개 협의를 하며 한국과 안전성에 대해 긴밀히 논의했다고 밝혔다. 클로딘 지라도 부참사관은 “프랑스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광우병 위험을 무시할만한 나라’로 분류됐다”면서 “광우병과 럼피스킨에서 위험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아야 한국에 수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수입 소고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과 호주와는 선을 그었다. 소고기 수출업체 비가드의 막상스 비가드 최고경영자(CEO)는 “미국과 호주처럼 한국에 대량으로 소고기를 공급할 생각이 없다”면서 “프랑스 소고기의 맛을 즐길 줄 아는 소비자와 이를 위한 유통망과 만남을 갖고 싶다”고 했다.

현재 국내 소고기 시장에서 수입산 점유율은 60% 수준이며 미국산과 호주산이 수입 물량(지난해 45만t)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한우 농가가 경쟁력 저하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박진용 셰프가 4일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프랑스 소고기 수입 재개 기념 '프렌치 비프, 테루아의 맛' 행사에서 프랑스 소꼬리를 사용해 요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용 셰프가 4일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프랑스 소고기 수입 재개 기념 ‘프렌치 비프, 테루아의 맛’ 행사에서 프랑스 소꼬리를 사용해 요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단가 문제로 마트보다는 호텔 위주 공급 전망”

당장 유통업계에서는 프랑스산 소고기 유통에 대해 도입 검토는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측은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고 정부 수입 재개에 따라 가격과 물량, 품질 등을 검토하고 취급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롯데마트는 “가공장과 현지 조사 등 여러 과정과 검증이 필요하기에 운영 계획 수립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장에 모인 담당자들 사이에서도 구매단가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식자재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소고기의 다양한 부위를 구매해 미식전을 펼치기는 어렵다. 맛이 좋고 단가가 낮은 식자재를 들여와 급식 등으로 대량 소진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입장도 비슷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에서 미국과 호주에게 밀릴 가능성이 높아서 고급 레스토랑 위주의 판매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 참석한 롯데호텔이나 소피텔 등의 호텔 레스토랑 관계자들은 프랑스산 소고기를 통해 소비자의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그 가능성에 대해 타진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프랑스산 소고기 수입 재개에 따라 유럽산 소고기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갈지는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현재 EU산 소고기는 소비자 선호 문제 등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 0.1∼0.2%에 불과하다. 또 가격이 맞는 일부 EU산 소고기만 냉동육으로 식당(뷔페 등)과 가공업체에서 유통되고 있다.

비가드 CEO는 “우리는 프랑스산을 원하는 한국 수입업자를 찾아 소비자 입맛에 맞는 맞춤형 소고기를 제공하고자 한다”면서 “맛과 입맛에 더 초점을 맞춰서 주문을 받으면 36시간 내(항공 수송)에 공급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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