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학교 기숙사에서 마치 군대 생활관을 떠올리게 하는 기존 ‘10인실’ ‘8인실’ 등 다인실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층 침대가 늘어서 있던 모습에서 침실은 독립된 공간을 갖추게 되고, 식사하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은 공용으로 사용하게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달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학 기숙사·생활관 주거환경 개선 방안’을 의결해 교육부 등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대학들이 운영하는 기숙사 중 43%는 준공된 지 20년이 지나 노후화됐다. 노후 기숙사는 다인실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20대 초반 청년층은 독립적인 생활 공간을 선호하고, 외동으로 자란 학생도 많아 단체 생활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권 대학 기숙사 다인실 평균 공실률은 2022학년도 기준 3인실 17%, 4인실 이상 22%다. 공실이 많아지면 대학들이 기숙사를 운영하면서 적자를 보는 원인이 된다. 대학이 기숙사를 신축해 여건을 개선하려 해도 인근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대학생 자녀가 기숙사에 들어가지 않으면 부모에게도 경제적 부담이 된다. 학생들이 독립적인 생활 공간을 갖춘 캠퍼스 밖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선택하면서 기숙사비 훨씬 비싼 금액을 월세로 내야 한다. 전세사기를 당할 위험도 있다.
권익위는 작년 9월 홈페이지 내 ‘국민생각함’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 1772명 중 94.3%가 1인실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개인 공간과 프라이버시, 편안한 휴식과 잠자리, 집중력 향상 등을 꼽았다. 적당한 비용으로는 30만~35만원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작년 12월에는 서울대와 이화여대에서 기숙사 학생 대표 등이 참석한 현장 간담회도 열었다. 학생들은 기숙사에 1인실을 확대하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권익위가 대안으로 제시한 ‘따로 또 같이’ 형태의 공유형 기숙사는 이대가 먼저 선보였다. 국내 대학 최초로 다인실 안에 독립 생활 공간과 생활 공유 공간을 함께 배치했다.
권익위는 대학들이 독립된 침실을 갖춘 기숙사를 만들도록 국공립대와 사립대 기숙사·생활관 지원사업에 독립생활공간 배치 비율을 반영하도록 권고했다. 또 캠퍼스 내 노후한 강의동 또는 연구동 등과 결합한 복합형 기숙사를 짓거나, 대학 인근 원룸·빌라를 학생 기숙사로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대학발전기금을 기숙사 주거환경 개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장기수선충당금을 적립해 노후 기숙사 시설을 유지보수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마련하도록 했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기숙사의 다인실 안에 독립생활공간과 거실 등 공유공간을 함께 배치해 단체 생활의 협동과 배려, 소통의 교육 목표도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기숙사 문화가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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