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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변화의 기로] 프랑스 석탄화력발전소 감소 추세…‘정의로운 전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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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23일 촬영한 프랑스 가르단 석탄화력발전소./사진제공=공동취재팀

프랑스는 총 전기 생산량의 약 75%를 원자력발전소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가동 중인 58기의 원전 원자로 중 14기를 2035년까지 폐쇄하겠다고 했다. 이는 직전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가 발표한 원전 축소 목표 연도보다 10년 뒤로 연장한 것이다.

국가비상사태나 기후위기 등으로 인한 전력 수급이 급할 때는 전체 전력 생산량 1% 수준에 그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된다. 그마저도 1년에 1000~1200시간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공동취재팀은 제한적인 전력 생산을 하면서도 국가 주도의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통해 노동자들을 고용 승계·전환하고, 지역 경제에도 부담을 덜 주는 해외 사례를 찾아 나섰다.

프랑스 가르단·생타볼 석탄화력발전소 관계자와 화력발전소 인근 마을 주민 대표들로 구성된 지역사회협의회 ‘생타볼 시너지(Saint-Avold Synergie)’ 회장 등을 만나 비결을 들어봤다.

▲ 지난 8월26일 촬영한 프랑스 생타볼(Saint-Avold) 석탄화력발전소./사진제공=공동취재팀

▲정부, 2036년까지 28기 폐쇄…8000여명 일자리 잃어

정부는 ‘제10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오는 2036년까지 태안화력 6호기를 비롯한 충남지역의 14호기 등 전국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 28기를 폐쇄할 예정이다.

전국 석탄발전소 총 59기 중 절반가량인 29기가 있는 충남의 경우 태안화력발전소 1~6호기, 당진화력발전소 1~6호기, 보령화력발전소 5·6호기가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폐쇄된다.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폐지 석탄발전소 활용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는 “2034년까지 폐지되는 30기 인원 모두가 일자리 전환이 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최대 7935명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폐쇄되는 화력발전소가 모두 LNG 발전으로 전환되더라도 4911명이 해고될 수 있단 것이다.

점진적 폐쇄를 앞두고 이 같은 문제가 아직은 현실적으로 체감되지는 않지만, 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후폭풍은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체에너지 조성이나 노동자들의 일자리전환 등을 신경써야 할 정부의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태안군은 충청남도와 함께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조속 제정을 위한 목소리를 내며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민·관협의회’와 민간 중심의 ‘태안화력발전소 조기폐쇄대책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상황 속에서 화력발전소 폐쇄 지역의 일자리 및 산업구조 전환에 대해 국가 주도의 ‘정의로운 전환’을 이룬 프랑스 석탄화력발전소의 사례는 기후위기로 인해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수순에 들어간 한국의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 상공에서 바라본 프랑스 생타볼(Saint-Avold) 석탄화력발전소./사진제공=L’Europe vue du Ciel / Moselle Attractivite

▲폐쇄 발전소 인력 ‘일자리 전환’에 453억원 투입

국회도서관이 발간한 ‘프랑스의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정책’ 연구자료에 따르면 프랑스는 2019년 에너지전환 촉진을 위한 ‘에너지기후법’을 제정, 석탄화력발전소의 전면 폐지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일자리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됐다. 특별휴직제도와 소득지원, 재취업지원서비스 등의 지원책으로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맞춤형 지원에 나섰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일자리 전환 지원 대상은 직접고용이 190명, 간접고용이 720명 등으로 집계됐다. 발전소 인력에 1280만유로(한화 약 192억원) 등 내년까지 이들에게 총 3020만유로(한화 약 453억원)의 예산이 지출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기후법’에는 노동자를 발전소 인력과 항만 인력, 협력사 인력 등으로 구분해 각각의 지원 내용을 정부가 발의하는 법률 명령 형태로 규정하도록 명시됐다.

발전소 인력을 위해서는 정부 재정을 투입한 특별휴직제도와 직무전환 휴직급여(1000명 이상의 사업장이 정리해고 대상자에게 제안하는 이직 지원제도)를 지급하는 추가수당제도가 도입됐다.

직무전환 휴직급여는 4~12개월 동안 지급된다. 이직 목적의 교육훈련을 받으면 최대 24개월간, 해고 통지 전 12개월간 평균 임금의 65% 이상, 최저임금의 80%를 하한으로 급여를 지급한다. 노동법보다 한층 강화된 맞춤형 사회보장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특별휴직 중인 노동자들에게 정부가 재정을 부담하는 민간위탁 방식의 교육훈련 및 재취업 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예산으로만 1280만유로가 투입된다.

항만 인력에는 지원 신청자에 한해 24개월의 특별휴직을 즉시 부여하고 재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최대 30개월 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휴직 기간에는 24개월 중 상위 12개월분 평균임금의 78%를 지급하고, 조기 재취업 시에는 신규 고용주의 지급액 분담 조건으로 휴직 혜택을 유지하도록 했다. 1520만유로(한화 약 230억원)가 예산으로 투입된다.

협력사 인력에도 맞춤형 지원이 이뤄진다. 폐지 예정 석탄화력발전소에 6개월 이상 상시 배치된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발전소와 체결한 항만서비스 계약이 시행령 발효 전 12개월간 매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250인 이상 사업장, 또는 50% 이상을 차지하는 250인 미만 사업장의 실직 위기 노동자가 지원 대상이다. 

이들에게는 지원 신청자에 한해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110만유로(한화 약 17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지난 8월23일 촬영한 프랑스 가르단 석탄화력발전소./사진제공=공동취재팀

공동취재팀이 현장취재에 나섰던 가르단과 생타볼 화력발전소의 경우 인력 전환은 희망퇴직 63%, 정리해고 33%, 배치전환 7%가 이뤄졌다.

가르단과 생타볼을 비롯한 프랑스의 4개 석탄화력발전소는 특히 지역발전협약에 따라 친환경적인 산업 전환도 이뤄내고 있다.

가르단 석탄화력발전소는 지난 2020년 12월 가르단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목재와 순환경제, 미래에너지, 청정 이동수단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신산업 사업을 제시한다.

협약에 따라 현재 지역난방사업, 청정수소·재생합성연료 생산 사업, 발전소 내 바이오매스 발전플랜트 재가동을 수반하는 침엽수 제재소 사업 등이 진행 중이다.

생타볼 발전소는 2020년 1월 체결된 생타볼 협약에 따라 지역경제·산업 부흥, 양질의 서비스 제공, 지역 경쟁력 강화, 주민건강 증진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2억5천만 유로 규모의 사업을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실직 위기 근로자의 재취업에 유리한 사업을 우선 지원토록 했다. 발전소 폐부지에서는 바이오매스 플랜트, 친환경 화학 플랜트 사업이 진행 중이며, 청정수소 생산시설 사업은 검토 중이다.

안지원 국회도서관 해외자료조사관은 “석탄발전 폐지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자마자 실직 위기 근로자의 일자리 전환과 지역의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지원 방안이 조속히 마련됐다”며 “광범위한 노사정 협의와 의회 심의를 거쳐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의견 교환을 통해 노동자의 요구를 대폭 반영한 점은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정책수립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2036년까지 화력발전소 폐쇄가 계획돼 있으므로 근로자 생계 지원과 재교육 프로그램 등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취재팀

# 공동취재팀 – 인천일보 김혜진 기자, 중부일보 노경민·김유진 기자, 태안신문 김동이 기자, 낭주신문 노경선 기자, 당진시대 이지혜 기자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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