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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변화의 기로] “프랑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재고용 책임 높이고 공감대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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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26일 오후 프랑스 생타볼(Saind-Avold)에서 지역사회협의회 ‘생타볼 시너지(Saint-Avold Synergie)’(CASAS)의 살바토르 코스카렐라 회장이 공동취재팀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공동취재팀

“프랑스는 직장 해고 시 재취업을 위해 모든 지원책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기업과 정부, 주민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친환경 산업의 재고용이라는 결과물을 냈죠.”

지난 8월26일 프랑스 생타볼에서 만난 지역사회협의회 ‘생타볼시너지(Saint-Avold Synergie)’의 살바토르 코스카렐라 회장은 생타볼 석탄화력발전소 운영 현황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공장 노동자들이 산업 전환 단계에서 외면받지 않도록 국가와 기업이 함께 지원에 나서고 있단 것이다. 코스카렐라 회장이 담당해 온 생타볼 발전소는 이 같은 지원하에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을 이뤄냈다.

생타볼 발전소는 프랑스에 남아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4기 중 하나다. 애초 탄소중립을 위해 지난 2022년 폐쇄가 예정돼 있었다. 프랑스 정부가 2019년 ‘에너지기후법’을 제정하면서 연간 최대 200만 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기로 목표를 설정한 것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해 프랑스의 전력 수급이 전국적으로 불안정해지면서 정부는 생타볼 발전소와 코르드메 발전소의 폐쇄 시기를 2027년으로 늦췄다.

2년 전 일자리를 잃은 생타볼 발전소 노동자들은 다시 예전의 직장으로 돌아와 국가 전력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밤낮 없이 땀 흘리고 있다.

코스카렐라 회장은 “2022년까지는 매일 24시간 발전소를 가동했다고 하면 지금은 전력 부족 현상이 일어나는 여름철에 주로 운영하고 있다”며 “연간 최대 1000시간까지만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력 수급에 필요한 인력이어서 인건비가 꽤 많이 드는 편”이라면서도 “인건비 상승에 따른 전력 생산비 부담이 프랑스 국민들에게 전가되지 않는다. 정부의 보조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지난 8월26일 오후 프랑스 생타볼(Saind-Avold)에서 지역사회협의회 ‘생타볼 시너지(Saint-Avold Synergie)’(CASAS)의 살바토르 코스카렐라 회장이 공동취재팀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공동취재팀

▲재고용 책임은 회사가 진다…정부·지자체도 ‘한손’

그렇다고 대기 오염에 치명적인 석탄화력발전소 운영에만 안주하지 않았다. 폐쇄 시기가 약간 늦춰졌지만 이미 정부 차원에서 폐쇄가 확정돼 있기 때문에 기존 발전소를 어떤 방식으로 전환할 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생타볼의 선택은 ‘바이오매스’였다. 바이오매스는 산림에서 수확한 목재나 농업 부산물 등을 태워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법으로 화석 연료의 대안으로 꼽힌다.

화력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석탄이 연간 약 60만~80만t이라고 한다면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연간 3만~4만t의 나무만 소모하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경제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버려질 운명의 나무를 버리기보다는 에너지를 추출해 마지막까지 효용 가치를 높인 점에서 의미가 크다.

2년 전 생타볼 발전소에서 일했던 노동자 90명 중 대다수 노동자가 바이오매스 등 새로운 에너지 생산 공장에서 일하게 될 예정이다.

이렇게 안정적인 전환이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는 프랑스만의 ‘사회 계획’ 덕분이었다.

코스카렐라 회장은 “프랑스 회사 고용주는 해고를 일부 제한하고 재취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생타볼 또한 ‘사회 계획’을 통해 회사에서 재취업을 위한 교육 제공 등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모두 발 벗고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발전소 운영사인 ‘가젤에너지’에서 재고용에 큰 힘을 쏟고 있다”며 “가젤에너지의 노력 덕분에 2년 전 발전소 폐쇄 시에도 지역에서 큰 충돌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생타볼 눈독 들이는 기업들…일자리 대거 창출

프랑스 일부 기업들도 생타볼로 모여들고 있다.

새 프로젝트를 통해 창출이 예상되는 일자리는 800개다. 생타볼 시너지가 유휴지로 남아 있던 옛 코크스공장의 부지(면적 약 53ha)를 인수한 덕분이기도 하다.

해당 부지의 오염물 제거 작업만 완료되면 곧바로 산업체들이 이곳에 터전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카렐라 회장은 “바이오매스 등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보조금 지급 액수 등 정부의 결정이 나오고 나서 바이오매스 전환 시기가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CASAS는 몇 달 전부터 지역 교육센터, 산업체들과 함께 직업 전환을 원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8월26일 오후 프랑스 생타볼(Saind-Avold)에서 지역사회협의회 ‘생타볼 시너지(Saint-Avold Synergie)’(CASAS)의 살바토르 코스카렐라 회장이 공동취재팀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공동취재팀

▲“생타볼 기업체 간 ‘시너지’ 이룰 것”

생타볼 발전소는 어느덧 폐쇄를 3년 앞두고 있지만 일자리 전환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은 편이었다. 정부에서 화력발전소 폐지 지역의 산업 구조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활력증진사업’ 예산을 배정했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은 국가의 주도로 지자체와 지역 주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 협의를 거쳐 수립됐다. 삶과 직결된 일자리 전환 문제를 다룰 때 어느 하나를 배제하지 않고 폭넓게 여론을 수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사업은 석탄기금을 통해 신산업 분야에 사업 자금이 조달됐다.

코스카렐라 회장도 특히 석탄기금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는 “2020년 정부가 발전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을 때 석탄기금 계약을 제안했다”며 “생타볼 지역의 새 산업 유치에 사용하기 위해 1100만 유로의 석탄기금이 정부의 주도하에 조성됐다. 굉장히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칫 옛 산업 노동자들의 이탈로 인해 지역경제 위축이 우려되는 측면도 있지만, 생타볼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동참한 지역발전협약을 통해 이 같은 우려를 일찍이 끊어냈다.

코스카렐라 회장은 “애초 예상과 달리 지역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여파는 없었다”며 “주민들의 반발도 전혀 없었고 오히려 친환경적인 산업 전환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생타볼에 자리잡은 공장과 스타트업 기업들 간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 단체의 이름도 ‘시너지’다. 모든 회사들은 각자 운영에 필요한 전기, 가스 등 필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국 정부도 석탄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한 단계 더 발전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에너지 전환은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취재팀

# 공동취재팀 – 인천일보 김혜진 기자, 중부일보 노경민·김유진 기자, 태안신문 김동이 기자, 낭주신문 노경선 기자, 당진시대 이지혜 기자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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