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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효식의 밀컴> 대한민국 군인들 심장은 ‘한 줄 문장’에도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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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들 심장이 감동해야 전투력이 강해진다
10월 초 국방부 국정감사 때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현재 최전방 부대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소위의 하루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영상을 통해 보여지는 소대장 활동 모습이 너무도 친근했다. 왜냐하면 약 40년 전 필자가 경험했던 소대장 시절과 거의 유사했기 때문이다. 많은 시간이 지나갔지만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였다.



20대 초반의 소대장이 또래의 청춘 30여 명을 전투지휘하고, 부모님 심정으로 보호하면서 24시간 경계 작전의 모든 책임도 감당한다. 한 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으며, 주야를 구분하지 않는 근무와 휴식의 불균형은 무한대의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한다. 소대장은 모든 부하 병사들의 심리 파악은 물론 예상치 못한 개인적 상황까지 대처할 수 있도록 초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최전방의 경계근무 방식을 변경하거나 소대에 부사관을 1명 더 추가하여 기존 소대장과 부소대장의 업무부담감을 해소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 같다.

군대에서 필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간부들에게 빨간색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다양한 군대 관련 통계자료들은 징집되어 입대한 병사들보다 스스로 입대한 간부들의 심각한 증상을 표출하고 있다. 군대로 오려는 청춘들은 더 줄고 군대 밖으로 나가려는 간부들은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2 국방백서의 한국군은 총 50만 여명인데, 2012 국방백서의 한국군은 63만 9천여 명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무려 14만여 명의 군인, 약 22%의 병력이 감축되었다. 그런데 ‘국군 50만 명’도 무너졌다고 한다. 지난 6월 기준 운영 인력이 간부 18만 7천여 명, 병사 28만 1천여 명 등 총 46만 8천여 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전역한 군 간부는 9,481명으로 10년 전인 2013년(5,630명)보다 1.5배 이상 늘었다. 특히 5년 이상 10년 미만 근무자인 ‘중기복무 제대군인’ 수는 2022년 2,999명에서 지난해 4,061명으로 1년 만에 급증했다.

각 대학의 ROTC는 더 심각하다. 2019년 11개(전체의 10%)에 불과했던 ROTC 정원 미달 대학은 지난해 81개(75%)까지 늘어났고, 2019년 3.2 대 1이던 경쟁률도 2023년 1.8 대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국방부가 공개한 2023 국방통계연보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군 간부 대상 인식 조사 결과’를 포함하고 있는데, 그중 ‘군인이라는 직업을 추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약 39%는 추천하지 않겠다는 결과가 있다. 2020년을 기점으로 부정적 답변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대의 장교 ․ 부사관이 매력적이지 못한 미래가 되어버린 것 같다. 왜 그렇게 된 것일까. 정확한 진단이 되어야 최적의 치료약을 처방할 수 있는데, 아직 현실적이고 심도깊은 분석자료를 보지 못했다. 병장 월급 200만 원 인상으로 인한 급여 역전, 열악한 복지수준만을 원인으로 제시하는 것은 부족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군복에 대한 명예심과 정체성, 자부심이 약화되는 현상으로 판단한다. 힘들고 어렵다고 해서 무조건 군대를 떠나진 않는다. 군대와 군복의 정체성을 간부들이 스스로 신뢰하도록 하는 진지한 변화가 시급하다.
“나는 조국을 사랑하며 조국은 나를 보호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군생활하는 동안 늘 감격을 안겨주었던 문장이다. 국방부 부대관리훈령 15조의 군진수칙에 포함되어 있다. 한 문장이지만 ‘조국이 나를 보호하고 있음을 확신한다’가 빈말이 아님을 간부들에게 증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끝)

엄효식KODEF 사무총장

BEMIL 군사세계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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