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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칼럼> 시민 참여형 방공체계: 우크라이나 ePPO(еППО) 애플리케이션 사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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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참여형 방공체계: 우크라이나 ePPO(еППО) 애플리케이션 사례 분석
한국대드론산업협회 드론센터장 김형석
1. 서론
현대 전장의 양상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드론이라는 비대칭 위협이 새로운 안보 도전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 부각되고 있는 저비용 자폭형 드론의 위협은 기존 방공체계의 한계를 드러내며, 새로운 방어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еППО'(우크라이나어로 ‘전자 방공’을 의미하며, 영문으로는 ‘ePPO: electronic Air Defense’로 표기)는 단순한 경보체계를 넘어 시민 참여형 방공체계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은 첨단 군사 장비의 열세를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스마트폰이라는 일상적 기술의 활용을 통해 극복하고 있는 혁신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본 자료는 우크라이나 ePPO 시스템의 개발 배경과 운용 현황, 성과를 분석하고, 이스라엘, 대만, 한국 등의 시민 참여형 경보체계와의 비교를 통해 그 차별성과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특히 기존의 수동적 경보체계와 ePPO의 능동적 방공체계를 비교함으로써, 현대 전장에서 시민 참여형 방공
체계가 가지는 가치와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시민참여형 경보체계와 방공체계의 현황과 특징
현대 전장에서 저고도 침투 위협의 증가는 기존 방공체계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2022년 10월부터 우크라이나 공격에 본격적으로 투입한 이란(Iran)제 샤헤드-136(Shahed-136, 러시아명: Geran-2) 자폭형 드론은 저비용으로 도시기반시설을 위협하는 새로운 형태의 도전이 되었다.
비상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국가들은 각자의 안보 상황에 맞는 시민 참여형 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이스라엘의 홈 프론트 커맨드 앱(Home Front Command App), 대만의 긴급경보시스템(Emergency Alert System), 한국의 통합경보체계는 긴급재난문자, 국민재난안전포털 및 안전디딤돌 앱 등이 그것이다.
이스라엘의 홈 프론트 커맨드 앱은 실시간 미사일 및 로켓 공격 경보에 특화된 시스템으로, 위치 기반의 정밀 경보와 다국어 지원을 특징으로 한다. 국가 사이렌 시스템과의 통합을 통해 경보의 신뢰성을 높였으나, 시민들은 단순 정보 수신자에 머무른다.

대만의 긴급경보시스템은 셀 브로드캐스트 기술을 활용한 자동 경보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SMS를 통해 재난 및 공습 경보를 수신할 수 있으며, TV, 라디오, 옥외 사이렌과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경보 전달의 완결성을 높였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일방향 정보 전달에 국한되어 있어, 실시간 위협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능동적 대응을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국의 통합경보체계는 긴급재난문자, 국민재난안전포털 및 안전디딤돌 앱을 통해 지도 기반의 포괄적 재난 경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맵 및 네이버맵과의 통합을 통해 대피소 위치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하고, 공공장소 CCTV 피드 접근을 허용하여 실시간 상황 파악을 가능하게 한다. 자연재해부터 미사일 위협까지 다양한 위험 상황을 포괄하는 통합적 접근을 채택했으나, 여전히 시민들은 정보의 수동적 수신자로만 기능한다.

이러한 기존 경보체계들과 달리, 우크라이나의 ePPO는 단순한 경보체계를 넘어 시민들이 방공체계의 핵심 요소로 참여하는 혁신적 모델을 제시했다. 2022년 10월 개발에 착수한 ePPO는 우크라이나의 자원봉사 프로그래머들과 정부의 디지털 전환부(Ministry of Digital Transformation)가 협력하여 개발한 것으로, 시민들의 능동적 참여를 통한 정보 생산, 군사 방공체계와의 직접적 연동, GPS/나침반 기반의 정밀한 위치 추적 및 실시간 위협 분석 및 대응과 같은 차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ePPO의 혁신성은 전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민간 기술 부문의 적응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미래 방공체계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각국의 체계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적 차이를 보인다.

3. ePPO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배경과 기술적 특징
우크라이나의 ePPO 애플리케이션은 2022년 10월, 러시아가 샤헤드-136 자폭형 드론을 키이우(Kyiv)와 주요 도시들에 대한 공격에 본격적으로 투입하면서 개발이 시작되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의 민간 기반시설이 러시아의 드론 공격에 노출되어 있었으며, 이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체계가 시급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우크라이나의 자원봉사 프로그래머들은 정부의 디지털 전환부와 협력하여 놀라운 속도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완료하였다. 이는 전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민간 기술 부문의 혁신성과 적응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ePPO 애플리케이션의 기술적 특징은 크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된다.
첫째, 실시간 위협 보고 시스템(Real-time Threat Reporting System)을 갖추고 있다. 사용자들은 의심스러운 비행 물체를 발견했을 때 즉시 신고할 수 있으며, 이 정보는 우크라이나 방공부대의 통합 방공망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이는 다른 나라의 유사한 체계와는 달리, 쌍방향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특징이다.

둘째, 직관적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friendly Interface)를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비행기, 드론, 헬리콥터, 순항 미사일 등 다양한 위협 유형을 쉽게 선택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의 디지털 신원인증 시스템인 ‘디이아(Diia)’와 연동되어 신뢰성 있는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 이는 한국의 네이버 알림이나 세이프 코리아 앱이 제공하는 CCTV 피드 시스템과는 다른 접근방식으로,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특징을 보인다.

셋째, 정밀 위치 추적 시스템(Precision Location Tracking System)을 탑재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GPS와 나침반 센서를 활용하여 위협의 정확한 위치와 이동 방향을 자동으로 기록하며, 이는 방공 자산의 효율적 운용에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스라엘의 시스템이 수 킬로미터 단위의 지역 기반 경보를 제공하는 것과 비교할 때, ePPO는 더욱 정밀한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넷째, 통합 정보 공유 네트워크(Integrated Information Sharing Network)를 구축하였다. 수집된 모든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우크라이나 방공부대의 지휘통제 시스템에 전송되어 신속한 요격 작전을 지원한다. 특히 칼리브르(Kalibr) 순항 미사일과 같은 저공 비행 위협에 대한 조기 경보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대만의 긴급경보시스템이 TV, 라디오, 사이렌 등과 연동되어 일방향 경보만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ePPO는 군사 시스템과의 양방향 통합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기술적 특징들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기존 군사 방공체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혁신적인 접근방식을 보여준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광활한 영토와 제한된 군사 자원이라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 ePPO 애플리케이션은 비용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공 솔루션으로 자리잡았다.
4. ePPO의 운용 성과와 가치
ePPO 애플리케이션의 실전 운용 성과는 시민참여형 경보체계가 실질적인 방공체계로 진화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출시 직후인 2022년 10월부터 11월까지 단 3주 만에 18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2024년 3월 현재 34만 3천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이 애플리케이션을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2022년 10월 22일 키이우(Kyiv) 상공에서 발생한 적 미사일 요격은 시민들의 제보 정보가 실제 방공 작전의 성공으로 이어진 첫 사례로서, 시민 참여형 방공체계의 실효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ePPO 시스템이 기존의 경보체계와 차별화되는 가치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나타난다.
첫째, 기존 레이더 시스템의 한계를 효과적으로 보완한다. 러시아군이 주로 사용하는 칼리브르(Kalibr) 순항미사일이나 샤헤드-136(Shahed-136) 드론과 같은 저공 비행 위협은 지형지물을 이용한 은폐 기동으로 인해 전통적인 레이더 시스템으로는 탐지가 어려웠다. 그러나 ePPO를 통한 시민들의 광범위한 관측망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효과적으로 보완하였다. 이는 이스라엘이나 대만, 한국의 경보체계가 제공하는 일방향 경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의 기여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우크라이나의 총력전(總力戰, Total War) 개념을 구현하는 실질적인 플랫폼으로 기능한다.디지털 신원인증 시스템인 ‘디이아(Diia)’와의 연동을 통해 신뢰성 있는 정보 수집이 가능하며, 이는 시민들이 단순한 경보 수신자를 넘어 적극적인 방위 주체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 경보체계들이 가진 수동적 정보 전달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민들을 방공체계의 핵심 구성원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셋째, 비용 효율적인 방공체계 강화 수단을 제공한다. 우크라이나와 같이 광활한 영토를 가진 국가에서 전통적인 레이더 시스템만으로 전 영역을 감시하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ePPO는 기존 스마트폰 인프라와 시민 참여를 활용함으로써, 최소한의 추가 비용으로 전국적인 조기경보체계이자 실질적인 방공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하였다. 이는 기존의 경보체계들이 제공하는 단순 알림 서비스를 넘어서는 비용 대비 높은 군사적 효용성을 보여준다.

현재 ePPO 개발팀은 기존 경보체계의 장점을 접목한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iOS 버전 출시를 통한 플랫폼 확장과 함께, 2024년 말까지 사용자 기반을 39만에서 40만 명 이상의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자포리자(Zaporizhzhia), 헤르손(Kherson) 등 전선 지역과 농촌 지역에서의 커버리지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다국어 지원, 한국의 대피소 내비게이션 기능, 대만의 자동 경보 시스템과 같은 선진 사례들을 참고한 기능 개선도 진행 중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ePPO가 보여준 시민참여형 경보체계에서 방공체계로의 진화 가능성이다. 우크라이나의 사례는 적절한 기술적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있다면, 시민들의 참여가 단순한 경보 수신을 넘어 실질적인 방공 작전의 핵심 요소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현대 전장에서 민간 영역의 역할이 수동적 정보 수신자에서 능동적인 작전 수행의 주체로 확장될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5. 시사점 및 결론
ePPO 애플리케이션의 성공적인 운용 사례는 현대 전장에서 시민참여형 경보체계가 실질적인 방공체계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혁신적 사례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측면에서 군사적 함의를 제공한다.
첫째, 비대칭 전력 위협 대응 방안의 하나를 제시하였다. 러시아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대응은, 첨단 군사 장비의 열세를 시민 참여형 방공체계로 보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샤헤드-136 및 저비용 자폭 드론의 대량 운용에 대응하여, 기존의 수동적 경보체계를 넘어서는 비용 효율적인 대응 수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둘째, 현대 전장에서 민간 기술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확장하였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일상적 기술을 실질적인 방공체계로 전환한 ePPO의 사례는, 민간 영역의 기술 혁신이 단순한 경보체계를 넘어 실질적인 군사력 증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디지털 전환부가 주도한 민군 기술 협력 모델은 향후 다른 국가들의 국방 혁신에도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경보체계와 방공체계의 효과적인 융합 방향을 제시한다. ePPO는 다국어 경보 시스템, 자동 재난 경보 및 대피소 내비게이션 등 기존 경보체계의 장점들을 방공체계와 통합함으로써, 보다 완성도 높은 시민 방위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시민들을 단순한 경보 수신자에서 적극적인 방공 작전의 참여자로 전환시킨 ePPO의 사례는, 미래 방공체계 발전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넷째, 한반도를 비롯한 유사 안보 환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북한의 증가하는 드론 및 미사일 위협에 직면한 한국의 경우, 기존의 수동적 경보체계를 ePPO와 같은 능동적 방공체계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의 발달된 정보통신 인프라와 높은 시민의식을 고려할 때, 이러한 시스템의 도입은 현재의 경보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방공 체계는 전통적인 군사력과 첨단 기술, 그리고 시민 참여의 조화로운 결합을 통해 진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단순한 경보체계를 넘어 능동적 방공체계로 발전한 ePPO가 있었다. 이는 국가 방위에서 시민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미래 전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향후 전장 환경은 더욱 복잡해지고, 드론과 같은 비대칭 위협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ePPO가 보여준 시민참여형 경보체계의 방공체계로의 진화는, 미래 전장에서 시민 참여형 방어체계가 가질 수 있는 전략적 가치를 잘 보여준다. 특히 도시지역 전투나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 상황에서 이러한 시스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ePPO 시스템의 성공은 현대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어떠한 혁신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성공을 넘어, 국가 방위에 있어 정부와 시민이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 그리고 수동적 경보체계가 어떻게 능동적 방공체계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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