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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여권 전체가 위기감 호소하며 불안…대통령만 못 느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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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만난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 지난달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만난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있을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시정연설에)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으로는 처음 지난 9월 국회 개원식에 가지 않았던 일까지 겹쳐 ‘불통’ 이미지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서울역 인근에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 추산 30만명(경찰 추산 2만명)이 모인 집회에선 ‘탄핵’과 ‘하야’ 등이 언급됐다. 보수 언론에서는 이번 장외 집회를 두고 ‘헌정질서 흔들기’ ‘이재명 사법리스크 방탄용’이라고 비판했다. 

▲ 4일 경향신문 만평
▲ 4일 경향신문 만평

조선 “대통령은 위기감 느끼나”

오는 10일 윤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4일 조선일보는 사설 「與圈(여권) 모두 불안, 대통령은 위기감 느끼나」에서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가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건의를 담은 입장문을 낸 사실을 전하며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탄핵이 거론되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에서 나온 당부였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단도 비공개 회의를 갖고 명태균씨 녹취록과 김건희 여사 문제를 논의한 사실과 영남권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을 두고는 “그만큼 여권 전체가 총체적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정작 당사자인 윤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이 지난 1일 “이달 중이나, 10일이 임기 반환점을 맞는 시점 아닌가”라며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조선일보는 “‘이달 중’ 하겠다는 것은 그리 급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4일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서도 “2013년부터 매년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예산안을 설명했는데 11년 만에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재보선 이후 여당이 승리한 부산 금정구 범어사에 방문해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며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어떤 어려움도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줄 알았는데 야당의 모욕적 언사나 행태를 참기 싫어서 국민에게 국정을 설명하는 자리에도 안 나가겠다고 한다. 무슨 돌을 어떻게 맞고 가겠다는 것인가”라며 “여권 전체가 위기감을 호소하며 불안해하고 있는데 대통령 한 사람만 못 느끼는 것인가”라고 했다. 

▲ 4일자 중앙일보 만평
▲ 4일자 중앙일보 만평

윤 대통령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제 시정연설마저 불참하면, 개원식과 시정연설에 모두 불참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남게 된다”며 “역사는 이를 불명예로 기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실에선 지난 개원식 때와 똑같이 야당이 피켓 시위를 하거나 탄핵·퇴진 구호 등을 외칠 수 있다는 점을 불참 사유로 들고 있다”며 “직접 화급히 챙겨야 할 국정 현안이 돌출한 것도 아니고 고작 면전에서 야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이 나올까 두렵고 싫어서라는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도 사설 「커지는 촛불, 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설 자신도 없나」에서 “‘돌 맞고 가겠다’는 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설 자신도 없는 것인가”라며 “윤 대통령이 침묵으로 시간을 보낸다면 시민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 “장외가 아닌 국회 안에서 해결하라”

민주당의 장외 집회에 대해 보수언론이 강하게 비판했다. 동아일보 보도를 보면 이날 집회는 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 170명이 참석했고 2시간 20분간 이어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참석자들은 ‘김건희를 특검하라’ ‘국정농단 진상규명’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정권 퇴진 구호를 외쳤다. 이재명 대표는 2016년 촛불시위를 언급하면서 “8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는데 결국 빙빙 돌아 제자리에 오고 만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촛불로 몰아낸 어둠이 한층 크고 캄캄한 암흑이 되어 복귀했지만, 어둠이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우리가 다시 한번 증명해내자”고 말했다. 

▲ 4일자 동아일보 기사
▲ 4일자 동아일보 기사

중앙일보는 사설 「정국 혼란은 장외가 아닌 국회 안에서 해결하라」에서 “민주당이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2016년 연말처럼 대규모 장외 집회를 통해 대통령 탄핵 여론을 조성한 뒤 국회에서 탄핵안을 통과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지금 필요한 건 여론 선동이 아니라 정확한 진상규명”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 미 대선 결과에 따른 한국의 대외 전략, 반도체 등 주력 수출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을 언급하면서 중앙일보는 “지금 국회가 국익을 위한 법안 마련에 올인해도 성과가 나올까 말까인데, 입법부의 운영권을 쥔 거대 야당이 장외 선동에나 매달려서야 되겠나”라며 “특히 민주당은 탄핵 집회가 이번 달에 두 번이나 예정된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를 겨냥한 사법부 압박용이란 비판에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도 사설 「170석 수퍼 갑 정당이 약자 흉내 내며 거리 투쟁 하다니」에서 “의회의 수퍼 갑 민주당이 이달 들어 장외 투쟁에 나선 것은 이번 달에 선거법과 위증 교사로 1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 방탄 때문”이라며 “국회에선 탄핵으로 검찰을 겁박하고, 장외에선 집회로 정권을 흔들어 이 대표를 보호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사설 「“尹임기 단축”…정치적 계산 드러낸 野 장외집회」에서 “민주당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처럼 대규모 장외집회를 매주 열어 전국적인 정권퇴진운동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계산”이라며 “민주당을 위시한 야당에서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 국회의원 연대 준비모임’을 출범시켜 윤 대통령의 임기를 2년 단축하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하기로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이라고 해서 헌정질서를 마구 흔들어도 좋다고 국민은 허락한 적이 없다”며 “민주당이 착각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라고 했다. 

▲ 4일자 서울신문 사설
▲ 4일자 서울신문 사설

반면 한겨레는 사설 「잇따르는 집회·시국선언, 여당이라도 정신 차려야」에서 민주당의 집회뿐 아니라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이 여는 촛불집회가 전국에서 열리고 한국외대와 가천대 교수 등의 시국선언, 정년퇴임하는 대학교수와 초등학교 교사가 대통령 훈장을 거부한 것 등을 거론하며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보내는 경고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연일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은 이제라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국정 기조를 전면 전환해야 하지만 이를 기대하는 국민은 별로 없다”며 “그렇다면 여당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민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음성이 공개된 지 사흘이 지나도록 침묵을 지키는 비겁한 태도로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조차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적극 해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일보는 사설 「尹대통령, ‘명태균 사태’ 해결에 정권 명운 걸렸다」에서 “윤 대통령이 취임식 전날 명씨와 통화하면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국민의힘 공관위에 지시했다고 말한 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 등과 관련된 중대 사안”이라며 “힘겹더라도 국회에 나가 ‘명태균 사태’는 물론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경위와 입장을 밝히는 게 맞다”고 했다. 이어 “그게 정 어렵다면 임기반환점(11월10일)에 맞춰서라도 정권의 명운을 걸고 명태균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검찰에도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한국일보는 또 다른 사설 「김영선 공천 개입 의혹 수사, 대통령 연루 여부도 밝혀야」에서 “윤 대통령의 개입 의혹까지 성역 없이 수사가 이뤄져야 하며, 검찰 수사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특별검사법을 통과시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실체 규명을 미룬 채 ‘심리적 탄핵’ 상태만 장기화하면 국정 마비로 국운마저 기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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