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약 12만명이 이용하는 건강검진 전문기관이 인천 원도심 외곽에서 중심가로 확장 이전을 앞두고 있어 인근 중소병원과 영세 의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3일 한국건강관리협회 인천지부에 따르면 2026년 2월 남동구 구월동 1123의 2에 인천지부 신청사가 건립될 예정이다. 건물은 연면적 2만4785㎡, 지하 5층~지상 7층 규모다.
1984년 창립된 인천지부는 건강검진에 특화된 의료기관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이용자 수는 11만6506명이고 연평균 방문 건수는 44만93건으로 집계됐다.
현재 미추홀구 숭의동에 있는 인천지부는 상대적으로 도심 외곽에 위치해 시민들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건물이 노후화된 상태다.
이에 인천지부는 기존 6층짜리 건물(연면적 2656㎡)보다 9배 이상 규모가 큰 구월동 신청사 건립 사업을 추진해왔다.
신청사가 완공되면 의료진도 15명에서 30명으로 증원해 검진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주차면수 역시 기존 13면에서 230면을 추가로 확충해 방문객들의 접근 편의도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그러나 인천지부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변 검진기관들은 벌써부터 이용자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인천지부 신청사를 기준으로 반경 1.5㎞ 안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정하는 일반건강검진기관 20곳이 자리 잡고 있다.
남동구 구월동 A 의원은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전국 최대 규모 건강검진센터이고 비용도 저렴하다 보니 인근 검진기관들이 환영할 순 없을 것”이라며 “특히 시민들이 협회를 공공의료기관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어 더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미추홀구 주안동 B 의원도 “인천지부의 구월동 이전을 막을 수는 없으나 주변에 이미 병의원이 많은 상황에서 홍보에 적극적이고 접근성도 좋아진 건강검진 전문기관이 들어서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인천지부 관계자는 “인천지부가 올해로 창립한 지 41년이 되면서 건물이 노후화하고 협소한 데다 접근성도 떨어져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고자 이전하게 됐다”며 “인근 병원들 우려는 이해하지만 주변 검진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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