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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송창진 수사2부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하면서 공수처는 수사 1·2·3부 지휘부가 모두 공석이 되는 사상 초유의 수사 공백 상황을 맞게 됐다. 공수처의 끊이질 않는 인력 이탈에 일각에선 무용론을 넘어 존립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창진 공수처 수사2부장(사법연수원 33기)은 지난달 30일 사직서를 제출했다.지난해 2월 공수처에 합류한 지 약 1년 8개월 만의 이탈이다. 송 부장검사에 앞서 ‘명품백 사건’ 주임 검사도 지난달 말 퇴직하면서 당분간 수사는 실질적인 착수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이 사건 관련 수사 자료 일부를 최근 넘겨받아 본격적 수사 착수를 앞두고 있었지만, 수사 지휘부와 담당 검사의 연이은 사임으로 사건 배당을 다시 해야 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공수처 검사들의 잇따른 사직으로 공수처는 출범 4주년을 앞두고 비상이 걸리게 됐다. 송 부장검사의 사직서가 수리 되면 검사 정원 25명에 한참 못미치는 14명만 남게 된다. 특히 4개의 수사부 중 3개 지휘부가 공석인 상태가 된다. 현재 수사1부장은 올 5월 김선규 부장검사가 퇴임한 뒤 공석이다. 수사3부의 박석일 부장검사도 한 달 전 사의를 표명해 사직서가 수리됐다. 현재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수사4부도 이대환 부장검사와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 두 명뿐이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도 좀처럼 수사 속도를 내지 못해 연내 결론이 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사 인력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공수처는 수시로 검사 채용을 하고 있지만 채용 절차도 수개 월이 걸리는 만큼 인력 공백이 일상화되고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검사들이 왜 떠나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봐야 할 때”라면서 “신분 불안정성, 자체적인 인력 부족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존립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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