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사회복지종사자의 월 평균 보수액이 지난 3년간 5.5% 증가했다는 실태조사가 발표된 가운데, 여전히 열악한 기본급 수준과 임금체계에 이직 의사를 보이는 사회복지종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사회복지종사자 보수수준 및 근로여건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복지종사자의 월 평균 보수액은 약 315만원으로, 지난 3년간 5.5% 인상됐다.
이번 실태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해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됐으며, 시설정보시스템의 행정데이터 6만7054건을 분석해 1만1315개소의 사회복지 시설과 7만649명의 사회복지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조사의 경우 4402명이 참여했다.
보조금이 아닌 서비스 대가를 지급받아 운영되는 어린이집과 장기요양기관 종사자는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월 평균 보수액 315만7000원 중 기본급은 247만4000원(78.4%)이었다. 이외에도 ▲초과근무 수당 30만1000원 ▲명절 수당 12만5000원 ▲가족 수당 9만6000원이 보수액에 포함됐다. 기타 수당은 16만1000원이었다.
노동계에서는 이 같은 월 평균 보수액 산정 방식을 지적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사회복지지부 신현석 조직국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임금 인상률에 대해 “보수액 구성 내역을 보면 기본적인 임금이라고 할 수 없는 초과근무 수당이 꽤 높은 수준으로 포함돼 있다”면서 “기본급 수준으로만 따졌을 때 247만원이면 경력자도 열악한 보수 수준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가짜 연장근로’라고 해서 복지부나 지자체가 연장근로 시간을 시설별로 제한해두기도 한다”며 “이 경우, 기준 근무시간을 넘어가서 노동해도 임금으로 보상받지 못하거나 대체휴가조차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복지부의 사회복지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에서는 ▲시간 외 근무 수당 ▲명절 수당 ▲가족 수당을 지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이 세 가지 수당의 지급률은 각각 ▲67% ▲50.7% ▲46.4%에 그쳤다.
사회복지종사자들은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개선할 과제에 ‘인건비 가이드라인 수준 상향 및 준수 의무화’(51.3%)를 꼽았다. 뒤이어 ▲낮은 기본급과 다수의 수당으로 이뤄진 임금체계 개선(11.7%) ▲사회복지시설 단일급여체계 구축으로 보수수준 격차 최소화(11.6%) ▲승진연한 및 경력인정 개선 및 수당 신설 등 기타 9종(25.4%) 순이었다.
신 조직국장은 “특히 소규모 시설 같은 경우 대부분 가이드라인이 준수되지 않는다”며 “24시간 돌봄을 제공하는 기관들은 야간에 휴게시간을 잡아 노동자가 취침하는 시간을 휴게시간에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24시간 운영기관 특성상 이용자 곁에서 잠을 자야 하는데도 연장근로 수당에 포함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 외 근무 수당의 경우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주 40시간이 넘어갈 경우 사용자와 종사자가 갈등하는 경우도 많다”며 “결국 연장근로가 되지 않게 인력 충원이 이뤄지거나 보조금 지원이 적절히 이뤄져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직 의사를 내보인 사회복지종사자는 응답자 4402명 중 31.6%에 달했다. 직전 조사인 2020년(28.3%)에 비해 상승한 수치다.
이에 대해 신 조직국장은 “돌봄 인력 공급이 부족한 부분을 우려해 지난해부터 정년 연장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사회복지를 전공한 청년 노동자들의 유입을 높여야 장기적으로 운영 가능하다”며 “저임금 저연차 청년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돌봄 인력 공급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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