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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실적 발목 잡은 ‘일회성 비용’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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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사업(DS)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이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사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7조원에는 절반 가까이 부족했고 증권가 전망치(4~5조원)에도 부합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은 건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 적자다. 적자 규모는 1조원 중후반대로 파악된다. 여기에 더해 DS부문 영업이익이 3조원대로 급감한 데는 예기치 못한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0월 31일 확정실적 발표에서 “DS부문의 일회성 비용 등은 전사 영업이익 실적과 시장 컨센서스의 차이보다 큰 규모다”라며 “전분기 대비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 달러 약세 등은 메모리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는 일회성 비용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실적 9조1800억원과 시장 전망치 10조4000억원의 차이를 감안하면 1조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일회성 비용은 인센티브(성과급) 충당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 쌓아두지 못한 이 금액을 3분기 이익에서 충당하면서 실질적인 영업이익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초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반기 인센티브 충당금을 적게 책정했는데 예상보다 이익이 개선됐다”며 “상반기 책정하지 못한 인센티브를 3분기에 소급 충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2분기에도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3분기 반영된 인센티브 충당금이 2분기에 반영됐다면 반대로 2분기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부진했을 가능성도 있던 셈이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에게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목표달성장려금(TAI) 등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인센티브 충당금으로 반영된 것은 매년 1월 지급되는 OPI가 대부분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전자 HBM3E에 남긴 사인 /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 SNS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전자 HBM3E에 남긴 사인 /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 SNS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 적자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메모리사업부는 7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선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메모리는 전통적으로 국내 경쟁사 대비 모바일 비중이 높았다. 3분기 메모리 시장은 서버의 경우 지속적 수요 강세를 보인 반면 모바일은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조정으로 수요가 약세를 보이는 ‘디커플링’이 심화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13~18% 상승, 모바일 D램 가격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의미있는 수준의 이익을 거둔 것은 AI 및 서버향 고수익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실제 다양한 HBM 고객사에 꾸준히 물량을 공급 중이다. 전분기 대비 HBM 및 서버향 DDR5 매출은 증가했다. 현재 글로벌 HBM 수요는 엔비디아 58%, 구글 18%, AMD 8%, AWS 5% 등인데 엔비디아 HBM 메인 공급망에 들어가지 못한 상황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0월 31일 열린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따른 개발 및 양산을 예정대로 진행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31일 3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증가 폭이 70%를 상회했고 4분기에는 HBM3E 매출 비중이 50% 정도에 이를 것”이라며 “현재 HBM3E 8단, 12단 제품 모두 양산 및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3E(5세대)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2025년 중 HBM4(6세대) 제품 개발과 양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HBM 퀄 테스트(성능 검증 과정) 통과도 암시했다. 삼성전자는 “HBM 주요 고객사의 퀄 테스트에서 중요한 단계를 통과했다”며 “4분기 중 판매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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