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에 드레스룸과 사우나 외에 ‘제3의 호화시설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 호화시설이 스크린 골프장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창고”라고 반박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관저 공사에 참여한 분에게 제보받은 내용”이라며 “대통령 관저에 신축된 건물은 스무평(66㎡) 정도의 초호화 스크린 골프 장비가 설치된 휴게시설”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 자리에서 2022년 5월 작성된 ‘(대통령 관저) 야외 휴게공간 설치 제안서’를 공개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 관저를 서울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외교부 장관 관사엔 없던 건물이 신축됐는데 이 건물에 스크린 골프장이 포함된 스무평짜리 휴게공간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이 제안서에 따르면 휴게공간은 스크린 골프장은 물론이고 다과실까지 마련된 일종의 ‘접대 공간’으로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제보자가) 당시 김용현 경호처장과 경호처에서 현대건설을 통해 시행업체에게 제안을 해왔다고 한다”며 현대건설 쪽이 한 업체와 주고 받은 메일도 공개했다. 2022년 6월 작성된 메일에는 ‘한남동 관저 휴게시설 관련 내용’이라며 제안서가 첨부돼 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윤 의원의 이런 주장을 부인하며 해당 시설은 “창고”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통령 관저에 호화시설 있느냐가 초점인 것 같은데 사우나나 스크린 골프장은 없다. 아주 검소하고 초라한 관저라는 말씀드린다”며 “민주당 의원들을 관저에 초대해서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감사원이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과 관련한 감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과정에서 반드시 작성돼야 할 준공도면이 작성되지 않고, 준공검사조서 조작까지 이뤄지자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되는 공간’이 관저에 만들어진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드레스룸·사우나실이란 주장 등이 제기된 바 있는데,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관저에 사우나실, 드레스룸은 물론이고 온 국민의 염장을 지를 호화시설을 만들었고, 그 내용이 감사회의록에 담겼다고 한다”며 이런 탓에 감사원이 당시 회의록 공개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엄지원 기자 /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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