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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동은 생지옥이자 거대한 고문실이 됐습니다. 유엔사와 국제사회에 반인륜적 상황 개선에 나서줄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김경일 경기 파주시장은 1일 ‘남과 북, 그리고 국제사회가 함께 멈춰 세워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긴급 호소문을 내고 “어제 확인한 북한의 확성기 공격은 그동안 상상하던 수준을 뛰넘었다”며 “지금 대성동은 귀를 찢는 기계음, 귀신 우는 소리, 늑대 우짖는 소리가 뒤섞인 소름 끼치는 ‘괴기음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잠을 못자는 건 물론이고, 옆 사람과 일상적인 대화 조차 불가능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24시간 계속되고 있다”며 “마을에서 불과 수백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고출력 확성기 공격이 이뤄져 강이나 바다, DMZ를 끼고 대남방송이 이뤄지는 김포강화 지역과는 비교 조차 할 수 없는 극악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투기 이착륙 시 굉음 수준…“잠이라도 편하게 잤으면”
대성동 마을은 남북간 군사분계선 남쪽 비무장지대 내에 위치한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로, 북한의 최전방 마을인 기정동 마을과는 거리가 500m도 되지 않은 지역이다.
김 시장 등 파주시 관계자 10명은 전날 대성동 마을에서 주민들의 피해 실상을 확인하고, 피해 경감을 위한 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앞서 지난 7일 파주시 안전총괄과 소속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소음을 측정한 결과 70~80db로 나타났다. 소음 규제 기준치인 65db 보다 크게 웃돈 수치로,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청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주민들이 최근에 측정한 수치는 115db를 기록했고, 소음이 심할 때는 135db까지 치솟았다. 120db은 전투기가 이착률할 때 내는 굉음과 같은 수준이고 130db은 고통을 느끼는 한계 수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대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이 들려오기 시작한 건 우리 군이 지난 7월 18일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이 맞서면서다. 8월 중순까지만 해도 하루 4~5시간 가까이 이어지던 대남방송은 점점 시간을 늘려가다 지난 9월 28일부터는 24시간으로 확대했다. 벌써 33일째 밤낮 없이 기괴한 굉음이 이어지고 있다. 소음 강도도 급격히 높아지면서 135명의 주민 대부분이 밤잠을 이루지 못해 수면 부족과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
상황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고령층이 대다수인 데다 대부분 마을 주변 논밭을 일구며 사는 농민들이라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다.
대성동 마을에서 평생 토박이로 살아온 김진수 씨(70세)는 ”마을 옆 논밭에서 농사일을 해서 먹고 사는 처지라 잠시도 마을을 떠나 있을 수가 없어 너무나 고통스럽다. 밤에는 조용히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게라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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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동 마을 참극 인류의 수치, 유례 없는 반인권적 사태”
김 시장은 “북한 당국에 호소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우선 대성동 마을에 대한 확성기 방송만이라도 멈춰 달라”고 했다.
우리 정부에도 “전단과 확성기 방송 상호 중단을 결단하고, 북측과 신속히 합의해 달라”며 “합의에 시간이 소요된다면 우선 대성동 인근만이라도 대북방송을 선제적으로 중단하고, 북측과 방송 중단을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관계자들이 긴급히 대성동을 방문해 주민을 만나 달라”고도 당부했다.
특히 김 시장은 국제사회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공동경비구역을 관할하는 유엔군사령관과 유엔 사무총장, 중립국감독위원회와 유엔군사령부에 참여하는 미국과 캐나다 등 세계 정상들에게 호소한다”며 “대성동마을에서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이 참극을 지속하는 것은 인류의 수치이고 이념과 책임소재를 떠나 유례가 없던 반인권적 사태”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성동에서 벌어지는 일은 상상을 초월하는 인류 역사에서 유사한 사례 조차 찾기가 어려운 가공할 상태”라며 “책임 소재를 따지거나 선후를 따지는 일 자체가 한가하게 들리는 비상상황인 만큼 남과 북, 국제사회가 함께 나서 비상 브레이크를 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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