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세를 한층 더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해 뚜렷한 효과를 봤던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이어 타 거래소 이용자들이 빗썸으로 이동하면 지원금을 주는 공격적인 프로그램까지 꺼내든 것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가 업비트와 빗썸의 양강구도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빗썸의 공세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 이번엔 타 거래소 이용자 타깃… 공세 수위 높인다
빗썸이 또 한 번 강력한 마케팅 카드를 꺼내들었다.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이어 타 거래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거래소 이동시 지원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에 돌입한 것이다.
빗썸은 31일 ‘거래소 이동 지원금’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거래소를 옮기면 최대 20억원 상당의 지원금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우선 빗썸이 아닌 타 거래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국내 타 거래소에서 3개월 월 평균 거래대금이 1억원 이상인 이용자 중 빗썸에 생애 최초 신규가입하거나 신청일 기준 직전 1년 간 거래내역이 없으면 신청할 수 있다.
이동 지원금이 지급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타 거래소 거래내역 인증을 마치면 ‘당일 지원금’이 지급된다. 타 거래소에서의 3개월 월 평균 거래대금이 1억원 이상이면 거래대금 액수에 따라 최소 100만원부터 최대 1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원금으로 먼저 받을 수 있다.
당일 지원금을 받은 시점부터 1년간 매월 지급되는 ‘연간 지원금’도 있다. 연간 지원금 역시 타 거래소에서의 월 평균 거래금액에 따라 산정되며, 매월 최대 1억원씩 연간 최대 10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단, 해당 지원금은 인증한 타 거래소 월 거래대금의 50% 이상 거래했을 경우에만 수령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빗썸에서 이룬 가상자산 거래 수익률에 따른 ‘수익 축하금’도 지급된다. 수익 축하금 산정 및 지원은 매월 이뤄지며 연 최대 1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까지 수령할 수 있다.
단, 연간 지원금과 수익 축하금은 인증한 타 거래소 월 거래대금이 10억원 이상인 회원들을 대상으로 지급되며, 수익 축하금은 빗썸에서의 월별 거래대금이 타 거래소에서 거래했던 거래대금의 50% 이상인 동시에 수익이 발생했을 때 추가로 더 받을 수 있다.
또 이동 지원금 프로그램 참여 기간 동안 거래 수수료 무료 등록은 할 수 없다. 멤버십 혜택 대상자에서도 제외된다. 아울러 당일 지원금 지급일 기준으로 일정 기간 당일 지원금 금액만큼 출금이 제한될 수 있으며, 지원금을 수령한 이후 90일 연속 거래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해당 지원금은 소멸되고 프로그램 참여도 자동으로 종료된다.
빗썸의 이러한 마케팅 방식은 증권업계나 통신업계 등에선 널리 활용돼왔으나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에선 전례가 없었다. 특히 타 거래소 이용자들 중에서도 ‘큰손’들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평가된다.
빗썸은 지난해 점유율 하락이 이어지자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꺼내들어 큰 효과를 본 바 있다. 잠시나마 업계 1위를 탈환했을 뿐 아니라, 한때 10%대 아래까지 떨어졌던 점유율이 30%대까지 상승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업계 1위 업비트와 ‘양강체제’를 형성할 수 있었고,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95%를 훌쩍 넘겼다.
이에 빗썸은 이달 들어 재차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나섰다. 업계 2위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는 것을 넘어 업비트와 더욱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효과가 검증된 마케팅 카드를 꺼내든 것이었다. 이어 선보인 거래소 이동 지원금 프로그램은 점유율 확대를 향한 빗썸의 강력한 의지를 재차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같은 마케팅은 비용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적잖은 타격을 입을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빗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주춤했던 가상자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는 차원”이라며 “앞으로도 이용자 혜택 강화를 위해 다양하고 차별화된 프로모션 미 서비스를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빗썸이 이처럼 고강도 마케팅 카드를 연이어 꺼내든 가운데, 어떤 효과 및 파장을 낳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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