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제일건설이 총수일가 소유 계열사인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에 일감을 몰아줘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징금이 부과됐다.
30일 공정위는 제일건설이 공공택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총수일가 소유 계열사에 상당한 규모의 공사 일감을 제공한 행위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제일건설과 계열사에 총 과징금 96억89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건설과 그 종속회사의 자산총액은 약 3.9조 원 수준으로, 중견 기업집단인 제일건설은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 및 건설을 주력사업으로 하면서 ‘벌떼입찰’을 통해 확보한 공공택지에 ‘풍경채’라는 이름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영위했다.
이들은 그룹 내에서 아파트 시공사업을 단독 수행할 수 있는 신용등급과 시공능력을 갖춘 유일한 건설사로, 그룹 차원에서 확보한 개발사업 시공권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확보하고 있었다.
반면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은 제일건설로부터 하도급을 받거나 소규모 관급공사를 수주하는 수준으로, 아파트 건설공사를 수행할 시공역량이 없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건설은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이 건설실적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증대할 수 있도록 자신이 시공권을 보유한 개발사업 7건에서 제이제이건설 또는 제이아이건설을 공동시공사로 선정하고 공동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지원행위를 통해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은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었고 주거용 건물 건설업 시장에서 지위를 강화할 수 있었다.
제이제이건설은 제일건설의 최대주주 유재훈과 그의 배우자 박현해 등 총수일가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으며,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부터 제이제이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제이제이건설은 위반기간 동안 시공매출 1574억원, 시공이익 138억원을 거뒀고 제이아이건설은 시공매출 848억원, 시공이익 107억원을 얻었다. 이번 법 위반행위로 거둔 시공매출이 총 시공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제이제이건설 83.3%, 제이아이건설 49.3%에 달했다.
제이제이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16년 1337위에서 2020년 205위로,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 546위에서 2023년 405위로 상승했다. 게다가 건설실적을 확보해 공공택지 1순위 청약 자격 요건인 3년간 300세대 주택 건설 조건을 손쉽게 충족시켰고, 실제로 각각 공공택지 추첨에 당첨되기도 했다.
공정위는 제일건설·제이제이건설·제이아이건설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96억89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일건설에 부과된 과징금은 48억4500만원이고, 제이제이건설 31억4800만원 제이아이건설 16억9600만원 순이다.
한용호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이번 조치는 총수일가가 소유한 계열회사에게 합리적 사유 없이 상당한 규모의 아파트 공사 일감을 몰아주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부당지원행위를 제재한 사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등 대기업집단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시장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던 중견 기업집단에서의 부당지원행위를 적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공정위는 “사업상 필요성이나 합리적인 고려 없이 건설실적을 쌓아주기 위하여 계열회사를 공동시공사로 선정하고 공사 일감을 몰아준 행태를 제재함으로써, 향후 유사사례의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라며 “대기업집단뿐만 아니라 중견 기업집단에 대한 부당지원행위도 지속적으로 감시해 위반행위에 대해 엄중 제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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