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이 공개됐다. 명씨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로 지목된 바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입증할 육성이 최초로 확인됐다”고 했다. 민주당은 자체 제보센터를 통해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본을 확보했다며, 이를 공개했다. 명씨가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녹음이 아니라, 당사자 사이 통화 녹음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 :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명태균 :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통화는 국민의힘 6·1 재보궐 선거의 공천자 명단 발표 하루 전인 2022년 5월9일 이루어졌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국민의힘 공천에 관여했다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 통화 내용는 명 씨가 김 전 의원의 재보궐 선거 당선 이후 주변에 자신이 공천에 기여한 점을 과시하면서 들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에서 거론된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2022년 재보궐 선거에서 연고가 없는 경남 창원의창에 공천됐고, 당선됐다.
한편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또다른 통화 녹음 내용을 보면, 명씨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김 여사와 윤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명태균: “지 마누라가 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 그거 처리 안했어? 명선생님이 아침에 이렇게 놀라서 전화오게끔 만들고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이 있는거야?’ 그래서 (윤 대통령이) 얼마나 말이 많은지, 나는 분명히 했다고 마누라보고 이야기하는거야. 장관 앉혀, 뭐 앉혀 아무것도 모르는데 xx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 (웃음) 안 한거야. 마누라 옆에서 했다고 변명하는거야. 내가 은혜 잊지 않겠다 했어. 알았어. 마누라가 끊자마자 전화왔어.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꼭 오십쇼’ 이러고 전화 끊는거야” (2022년 6월15일 명씨와 지인 간 통화)
박 원내대표는 “녹취대로라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22년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그보다 앞서 대선과 함께 치러진 22년 3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의 뒷거래가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녹취에서 명태균 씨는 김영선 전 의원 외에 김진태 강원도지사,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김건희 여사의 ‘선물’이라 하고, 3월 서초 보궐 조은희 의원 당선도 자신 덕분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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