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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유럽서 ‘반도체 외교’ 본격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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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경기지사가 30일(현지시간) 오후 4시 30분 네덜란드 벨트호벤 ASML 본사를 방문해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 김동연 경기지사가 30일(현지시간) 오후 4시 30분 네덜란드 벨트호벤 ASML 본사를 방문해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유럽을 순방 중인 김동연 경기지사가 네덜란드에서 핵심 일정을 소화하며 ‘반도체 외교’에 나섰다.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 장비 업체 ASML 본사를 방문해 투자를 위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이 회사가 위치한 노르트브라반트주정부와는 MOU 체결을 통해 첨단산업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김동연 지사는 30일(현지시간) 오후 4시 30분 네덜란드 벨트호벤 ASML 본사에서 정명근 화성시장과 함께 최한종 ASML코리아 대표, 루드 클라센 ASML글로벌 대외협력 전략매니저 등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날 만남은 ASML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사업 확대를 위한 민·관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ASML은 약 3000억원(2억5000만 달러)을 투자해 화성시 동탄에 1만6071㎥ 규모의 한국 공장을 조성 중에 있다. 내년 8월까지 장비부품 재제조, 교육센터 체험관 등 300명 이상을 고용하는 반도체 노광장비 클러스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 김동연(가운데) 경기지사가 30일(현지시간) 오후 4시 30분 네덜란드 벨트호벤 ASML 본사를 방문해 정명근(김 지사 왼편) 화성시장과 함께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 김동연(가운데) 경기지사가 30일(현지시간) 오후 4시 30분 네덜란드 벨트호벤 ASML 본사를 방문해 정명근(김 지사 왼편) 화성시장과 함께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김 지사는 ASML 관계자들과 만나 AI 반도체의 부상과 반도체 산업 전망으로 회담의 물꼬를 텄다. 그는 세계 각국의 반도체 패권주의를 설명하며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축에 대한 행정의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도와 ASML 간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지사는 “화성시에 ASML과 삼성이 공동리서치 센터를 추진하려던 당초 계획을 중단한 상황인데, 부지 활용 문제가 좋은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면서 “도나 화성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ASML과 삼성전자는 약 1조원을 공동 투자해 국내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를 짓는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화성시에 짓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으나 삼성전자가 ASML이 생산하는 ‘하이 NA EUV’ 장비 도입 계획을 조정하면서 연구소 건립 논의도 중단됐다.

이에 ASML 관계자는 “화성시 등 도에 투자를 계속 늘려나갈 것이며 투자는 우리의 주요사업”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 발전의 핵심인 인력 양성과 교류를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김 지사의 발언에도 공감을 표시했다.

이날 회담은 당초 3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1시간 넘게 이어질 정도로 심도 있게 진행됐다.

▲ 김동연 경기지사는 30일(현지시간) 오후 2시 45분 네덜란드 노르트브라반트주 청사에서 ‘경기도-노르트브라반트주 우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노르트브라반트주 이나 아데마 지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 김동연 경기지사는 30일(현지시간) 오후 2시 45분 네덜란드 노르트브라반트주 청사에서 ‘경기도-노르트브라반트주 우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노르트브라반트주 이나 아데마 지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앞서 김동연 지사는 같은 날 오후 2시 45분 네덜란드 노르트브라반트주 청사에서 ‘경기도-노르트브라반트주 우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김 지사를 비롯해 정명근 화성시장, 노르트브라반트주 이나 아데마 지사와 마르테인 반 그뢰위트하위센 부지사 등이 참석했다.

MOU에 따라 양 지역은 경제, 환경, 문화, 연구개발 및 기타 공동 발전을 위한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실시해 서로 유익한 협력관계로 확대·발전시키기로 했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는 ▲첨단 미래기술 선도사업(반도체·광융합·디지털 대전환·로봇산업·2차전지·미래차·생명과학 등) ▲기후위기 대응 및 기후테크 육성 ▲스마트 농업 혁신기술 ▲청년·청소년 교육, 학술교류 ▲문화 교류 및 예술 분야 협력 등이 명시됐다.

노르트브라반트주는 ASML과 필립스 등 첨단기술을 보유한 대기업이 있는 네덜란드의 경제 중심지다. 자율주행과 신재생에너지, 생명공학 등 첨단산업과 전통산업인 농업이 발달한 인구 260만명의 도시로, 도농복합인 경기도와 성격이 유사하다.

김 지사는 노르트브라반트주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중심인 경기도와, 네덜란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도와 마찬가지로 첨단산업과 기술의 선두에 서 있는 노르트브라반트주의 협력관계를 ‘혁신 동맹’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강조했다.

▲ 30일(현지시간) 오후 2시 45분 네덜란드 노르트브라반트주 청사에서 열린 ‘경기도-노르트브라반트주 우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 30일(현지시간) 오후 2시 45분 네덜란드 노르트브라반트주 청사에서 열린 ‘경기도-노르트브라반트주 우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그는 “단순히 사인 세리머니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실질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도와 주 간 실무책임자 레벨의 채널을 만들어서 오늘 MOU 내용을 실천에 옮기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며 “주지사님을 경기도로 공식 초청을 드린다. 가능하면 빨리 방문하시면 좋겠다” 제안했다.

이에 그뢰위트하위센 부지사는 “경기도처럼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하는 지역들과의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저 역시 이번 서명이 서명으로만 끝나지 않고 실질적으로 활발한 협력이 이뤄지길 원한다. 내년 1분기 3월쯤 한국 방문을 추진 중”이라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도와 브라반트주정부가 ASML과 도내 한국 기업 간 상호협력에 있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ASML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한국 기업들의 좋은 파트너였다. 우리가 ASML이 더 많은 도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증진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의 역할을 확대해 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뢰위트하위센 부지사는 “긴밀하게 협조하자는 제안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아데마 지사는 ‘도와 화성시가 필요한 부분을 어시스트(지원)하겠다’는 김 지사의 발언에 “우리도 그럴 수 있도록 하겠다”며 흔쾌히 동감의 뜻을 표했다.

김 지사는 유럽 방문 일정의 넷째날인 31일(현지시간) 오전 네덜란드 알메르에 위치한 ASM 본사를 찾아 반도체 상생협력 MOU 체결을 통해 반도체 외교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벨트호벤(네덜란드)=박다예 기자 pdye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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