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다음달 위증교사·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윤여준 전 장관 등 중도·보수 진영 원로를 만나고, “법관 출신 주제에” 등 막말을 한 김우영 의원에게 엄중 경고를 내리는 등 중도층을 향한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과거 김영삼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내며 ‘보수 책사’로 불렸던 윤여준 전 장관과 오찬 회동을 하며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지혜가 필요한 때”라며 정국 상황에 대한 윤 전 장관의 의견을 구했다.
이 대표는 또 “정치인들은 공인이라 감정이 있어선 안 되는데, (상대를) 진짜 미워하는 것 같다”며 “공적인 자리 외에는 서로 만나지도 않는다. 적대적 감정이 회복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이런 상황이 결국 대통령과 집권당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소수 여당이 다수당과 대화를 안 한다는 건 민주적이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득이 안 된다”고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이 대표는 “길을 열어달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 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회동하기도 했다. 1심 선고를 앞두고 여론전을 위한 중도층 포섭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다음달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25일에는 위증교사 혐의 사건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또 국정감사 도중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킨 김우영 의원에게 엄중 경고를 내렸다. 민주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 의원이 국정감사 중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해, 이 대표는 김우영 의원에게 엄중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김 의원 뿐 아니라 의원단 전체에 “더욱 더 언행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대상 국정감사 중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에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김 직무대행은 국감 도중 방송문화진흥원 직원이 혼절하자 “아 X발, 다 죽이네 죽여 X”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를 들은 민주당 의원들은 김 직무대행이 욕설을 했다며 비판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김 직무대행을 향해 “법관 출신 주제에”, “인마”, “저 자식” 등의 막말을 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이 대표가 “법관 출신 주제에”라고 법관을 폄훼한 김 의원에게 ‘엄중 경고’ 조치라는 처분을 내린 것에 내달 있을 자신의 판결을 의식해 사법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라는 시각도 제기 된다.
이 대표는 민생, 경제 문제에도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골목경제 활성화를 위한 더불어민주당·소상공인·자영업자 민생경제 간담회를 갖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정부가 서민 경제에 전혀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현장에 있는 여러분이 관심을 촉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시겠지만, 나는 골목이 살아야 경제가 살고 나라가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앞서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도 잇달아 만났다.
다음달 4일에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AI(인공지능) 기업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SK AI 서밋 2024’에 참석하고, 11일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찾아 정책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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