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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합참 영상 '불펌'
북한이 동해선 육로를 폭파했다고 17일 보도하면서 내놓은 사진이 우리 합동참모본부가 촬영한 영상을 무단으로 캡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한 동해선 폭파 장면(왼쪽)과 합동참모본부가 촬영한 동영상 속의 유사 장면(오른쪽). /연합뉴스
이붕우 장군
이붕우 대한민국 육군협회 대변인·전 국방홍보원장

북한 김여정이 우리 군이 생산 배포한 사진을 무단 사용했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지난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담화를 통해 “그러한 각도(남쪽에서 북쪽 방향)에서 우리가 찍을 수가 없는 것이고 또 구도상으로나 직관적으로 보기에도 좋고 우리의 의도에 썩 맞더라니 쓴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우리 돈 1800억 원이 들어간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 폭파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 군은 경고사격을 포함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했다.

그중 폭파사진과 영상을 어떻게 생산하고 실시간으로 상급부대까지 전달하여 언론에 배포할 것인지 하는 미디어전도 긴장감속에 진행됐다.

극히 짧은 폭파 순간을 카메라에 담고, 정확하고 시의적절하게 상급부대까지 영상 이미지가 전달되려면 계선상의 전 요원이 손발이 맞고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기에 당시 우리 군이 사전 철저한 준비와 대비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서부와 동부전선 우리 장병들이 생산한 북한의 폭파 영상 이미지는 합참을 통해 국내외 미디어에 지체 없이 제공되었고, 세계 언론이 북한의 무모하고도 공격적인 남북관계 단절 폭거 현장 이미지를 실시간 톱뉴스로 비중 있게 보도하였다.

마침내 북한마저 우리 군이 생산한 이미지를 사용하면서 무단사용에 대한 저작권 논란이 일자 북한 김여정이 이를 발뺌하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전선의 우리 군 장병이 제작한 이미지가 평양의 어느 깊숙한 곳에 은거한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의 생각공간을 타격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미디어전의 전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직접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러시아의 만행을 폭로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AP통신 기자 에디 애덤스(1933~2004)는 1968년 2월 월맹의 구정공세 당시 월남 로안 경찰국장이 베트콩 장교를 권총으로 사살하는 장면을 우연히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 ‘사이공 처형(Saigon Execution)’이라는 캡션을 달아 보도했다. 이 사진 1장이 미국 반전여론의 도화선이 될 줄은 에덤스 자신도 몰랐다. 이미지의 위력이다.

우리 군은 킬 체인과 대량응징보복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며 노력하고 있다.

올해 국군의 날을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행사로 진행한 것은 그러한 우리 군의 능력을 국민과 세계는 물론 북한 김정은과 핵심세력에게 이미지와 메시지를 투사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물리적으로 사용이 제한된 능력의 시현은 이미지를 통한 메시지의 투사와 대상의 반응으로 확인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우리 군의 이미지 공격은 세계의 외딴 섬 평양까지 도달하였고, 김정은 핵심세력의 생각공간을 타격하며 어지럽혔다. 군이 물리적 대응과 공격에 대비하면서 사람의 생각공간에 영향을 미치는 인지전과 미디어전에 진심을 다해야 하는 이유이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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