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원자력은 가장 우수한 효율을 가진 에너지원 중 하나다. 발전뿐만 아니라 의학,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응용 가능하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원자력 과학 분야 연구 성과를 가진 나라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의료분야와 원전 해체 분야에서 해외 수출 및 신규 연구 성과를 달성해 주목받고 있다.
◇ 원자력硏, 태국에 초고가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수출 성공
먼저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는 ‘RFT-30 사이클로트론’에서 생산한 지르코늄-89를 태국 원자력연구소(TINT)에 수출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이클로트론은 양성자를 가속,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입자 가속기다.
지르코늄-89은 영상용 방사성동위원소의 일종이다. 반감기가 길어 체내 약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때문에 의약품, 나노 바이오소재 등의 장기간 이동 추적 등 의료 분야에서 주로 사용된다. 특히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와 종양, 면역연구 등에선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로 꼽힌다.
원자력연의 이번 수출 물량은 3mCi(밀리퀴리)로 0.5mL 용량이다. 이는 1회 사용량으로 회당 수백만 원에 달한다. 소량 수출이지만 TINT의 유방암 진단제 개발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것이 원자력연 측 설명이다. 이후 향후 실험이 끝나면 정기적으로 지르코늄-89를 태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TINT는 현재 유방암세포를 찾아내는 유방암 진단제 개발이 한창이다. 이에 2019년 원자력연과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및 이용연구에 대한 국제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후 지르코늄 수출을 의뢰했고 올해 처음으로 관련 연구를 시작한다.
박정훈 사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장 연구팀은 고품질의 지르코늄-89 생산 안정화를 위해 시스템을 단계별로 고도화 중에 있다.최근에는 자동정제 및 제어시스템에 이어 냉각시스템을 개발해 지르코늄-89 생산량을 30% 증량하는데 성공했다.
정병엽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소장은 “고도화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시스템으로 연구원이 방사성동위원소 기술의 아시아 허브로 자리매김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 기계硏, 안전성 높이고 오염물질 최소화 가능 원전 해체 기술 개발
노후화된 원자력발전소는 방사능 물질 유출 등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고도화된 원전 해체 기술은 안전한 미래 원자력발전의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높은 안전성과 오염물 최소화가 가능한 원전 해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은 박인덕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 레이저기술실용화연구실 책임연구원팀이 수심 10m 환경에서 두께 100㎜ 이상의 스테인리스강 시편 절단이 가능한 수중 레이저 절단기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원전 해체 시 구조물 절단의 방법으로는 기계적 절단과 열적 절단이 있다. 이 중 기계연에서 개발한 기술은 열적 절단 기술이다.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수중에서 보다 안전하고 발생되는 오염물을 최소화해 절단 가능하다. 연구팀은 실제 절단 조건인 수심 10m에서 두께 100㎜의 스테인리스강 수중 레이저 절단에 성공했다. 스테인리스강은 원자력 압력 용기의 주재료다.
연구팀은 다른 열적 절단과 비교하여 절단부의 커프폭(Kerf width)을 약 2㎜까지 줄였다. 또한 레이저 절단 기술에서 사용되는 절단가스 유량도 분당 600L 수준까지 줄였다. 절단 속도는 분당 50㎜ 수준이다.
또한 실제 현장과 유사한 조건에서 수중 레이저 절단이 가능한 수중 30m급 레이저 절단용 가압 수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는 본격적인 원전 해체에 대비한 것이다. 해당 기술은 현재 특허 등록도 완료했다.
박인덕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된 수중 레이저 절단 기술은 원전 해체 현장을 그대로 모사해 적용한 기술”이라며 “2050년까지 영구적으로 폐쇄될 원자력 시설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고도화 및 실증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