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을 맞은 허윤홍 GS건설 대표가 현장경영을 바탕으로 품질, 디지털전환(DX)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허 대표는 GS건설의 근본적인 조직문화를 바꾸며 오너가 책임경영으로 기업 이미지 쇄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3년 10월 GS건설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허 대표는 취임 후 품질 개선의 해답을 현장에서 찾았다.
허 대표는 올해 1월 새해 첫 일정으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현장에서 시무식을 가졌다. 허 대표는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방침으로 ▲기반사업 내실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 명확화 및 전사 비전 재수립 ▲조직역량 강화 등을 제시했다.
허 대표는 품질 관리와 디지털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기반 사업 내실 강화와 관련해 “엄격한 품질 관리와 수행 역량을 강화해 내실을 다지고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신뢰 회복에 주력하겠다”며 “디지털 도구를 적극 활용해 데이터 기반의 투명성 있는 현장관리와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허 대표는 관리체계 재편에 나섰다. 올해 구조 전문가들로 구성된 건축구조팀, 조달품질관리팀, 품질 개선·CS·안전점검팀 등을 신설했다. 지역 CS사무소별 권역 관리장 제도를 신설해 하자보수기간을 줄이고 입주 초기 단지에 야간, 휴일에도 실시하는 CS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만족도 향상에 힘썼다. 또 올해 2월부터 대구 용산자이를 시작으로 ‘동별 자이안매니저’ 서비스를 도입해 입주 지정기간 동별로 입주자를 전담하는 매니저를 배치하면서 불편사항을 해결하고 있다.
GS건설은 공용부 공간 하자를 선제 점검하는 ‘먼저보고 새로고침’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는 공용부 하자 접수 이후 사후 처리하는 기존 방식에서 입주민 요청에 따라 단지를 시공사에서 선제적으로 살펴본 후 보수하는 방식이다. GS건설은 경기 화성시 ‘신동탄포레자이’에서 이 캠페인을 처음 시행했다. 이 캠페인은 시범 운영을 거쳐 오는 2025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허 대표의 품질경영 행보는 성과로 이어졌다. GS건설은 2023년 9월부터 올해 2월 기간에 해당하는 국토교통부 하자 판정 순위 12위에서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기간인 하반기 20위권 밖으로 평가받았다. 5개년 누적으로는 1위지만 하자 판정비율이 50.1%에서 41.7%로 하락했다. 또 세대수 대비 하자 판정비율은 3.9%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허 대표는 품질경영이 절실한 상황이다. 앞서 GS건설은 품질 논란을 겪었다. 특히 GS건설은 2023년 초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허 대표는 품질경영 외에도 일하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 GS건설은 40대 CEO인 허 대표 취임 후 자율과 수평적 조직문화를 중시하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 5월 중순부터는 반바지 착용을 시행했으며 수평적 문화 조성을 위한 호칭 단일화, 사무실 책상 파티션 제거 등에도 나선다.
디지털전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허 대표는 업무 효율성 증대를 위해 디지털 기반 업무 인프라를 구축하며 창의성과 협업을 촉진할 방침이다. 현장에서는 올해 초 안전, 보건, 장비, 기술 관련 교육자료를 한 곳에서 찾아보고 활용할 수 있는 ‘GS건설 안전보건 교육자료 통합 플랫폼’을 개발했다. 더불어 인공지능(AI) 기반 번역 프로그램 ‘Xi Voice’(자이 보이스)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 등 현장 소통을 개선하고 있다.
허 대표의 현장경영, 품질경영, 디지털전환 행보는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로 실추된 GS건설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책임경영의 일환이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 대표는 2002년 GS칼텍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05년부터 GS건설에 몸담고 있다.
허 대표는 GS건설에서 2012년 경영혁신·IR담당 상무보로 처음 임원이 된 이후 재무, 경영, 플랜트, 신사업 등 다양한 직무를 수행했다. 2023년 10월 GS건설 대표에 선임되며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로 당시 위기를 겪던 GS건설 경영을 오너가가 타개하는 책임경영 강화에 나섰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일부 건설사들이 재해사고 발생시 사주 책임을 면하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지만 GS건설이 이와 반대되는 행보로 허 대표를 선임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허 대표는 올해 7월 비전 선포를 통해 “투명한 신뢰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더 안전하고 행복한 삶의 미래를 완성한다는 새로운 비전을 통해 회사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더욱 신뢰받고 사랑받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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