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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 육아휴직 사용률 공시해야… 유·사산 때 배우자도 유급 휴가

조선비즈 조회수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청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자음, 모음 종이를 벽에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청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자음, 모음 종이를 벽에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부터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민간 기업은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남녀를 구분해 공개해야 한다. ‘가족 친화’ 또는 ‘일·생활 균형 우수 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중소기업은 세무조사를 유예받는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는 30일 제5차 인구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해 지난 6월 발표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이 같은 임신·출산 가구 지원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추가 보완 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일·생활 양립 문화 확산되도록 당근과 채찍 제시

‘육아휴직률 공시’는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한 보완 과제로 추진된다. 공공기관은 경영 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 클린아이에서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을 공개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11월 중 ‘기업공시 서식’을 개정해 민간 상장기업이 육아휴직 사용률을 공개하도록 사실상 의무화할 계획이다. 12월 결산법인이라면 내년 3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게시하는 사업보고서에 남녀 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을 담아야 한다.

정부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직원들이 일·가정을 모두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한 중소기업에 세무조사 유예 혜택을 준다. 대상은 가족친화 기업 4110개 회사,일·생활 균형 우수 기업 200여개 회사 중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 대상에 선정된 중소기업이다. 조사 착수 예정일로부터 최장 2년간 세무조사를 유예받을 수 있다.

단기 육아휴직은 기업과 근로자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원래 1년 간 2주 단위로 1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려 했으나, 1년 간 1주 단위로 1회 사용하되 2주까지 쓸 수 있도록 했다. 저출산위는 2주 단위로 고정되어 있으면 이 제도를 사용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기업과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단기 육아휴직을 도입하는 내용의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은 연내 국회를 통과해 내년 초 시행한다는 목표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30일 제5차 인구비상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저출산위 제공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30일 제5차 인구비상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저출산위 제공

◇배우자 유·사산 휴가 유급으로 3일 신설

유·사산 휴가는 확대한다. 현재는 임신 초기(11주까지)에 유산하거나 사산하면 5일의 휴가를 주고 있다. 여성 근로자가 건강을 회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을 반영해 10일로 확대한다. 아내가 신체적·정신적으로 회복하도록 돕는 취지에서 배우자 유·사산 휴가를 유급으로 3일 신설한다. 중소기업은 정부가 급여를 지원한다.

난임부부 의료비 지원도 확대한다. 그동안 난자가 채취되지 않아 난임시술이 중단되는 경우 지원된 건강보험 급여는 환수하지 않으나 지자체 지원금은 반환해야 했다. 11월부터는 난자가 채취되지 않거나 수정 가능한 난자를 확보하지 못해 시술이 중단되면 지자체도 시술비를 지원하도록 개선한다.

◇영유아 동반가족,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치할 수 있게 법 개정

광역버스에는 임산부 배려석(교통약자석)을 설치한다. 탑승이 쉬운 위치에 눈에 잘 띄도록 다른 좌석과 다른 색상의 시트를 설치한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장거리 출퇴근하는 임산부 직장인의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또 정부는 주차장법을 개정해 영유아 동반가족 및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산후조리원은 서비스의질과 접근성을 높인다. 모자보건법을 개정해 안전·위생·서비스 평가를 의무화하고, 결과를 공표한다. 출산 인프라가 열악한 2개 이상의 지자체가 협력해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을 추진하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국민들이 친숙한 민간 앱에서 국가·지자체가 시행 중인 각종 임신·출산 지원 정책을 제공받고 자동으로 추천받을 수 있도록 통합 정보제공서비스 ‘혜택알리미’를 구축하고 있다. 내년 1월에 출산 분야 공공서비스를 우선 제공하고, 영유아·초등·결혼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최근 몇 달간 출산과 혼인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나고 있지만 본격적인 출산율 반등이라고 예단하기는 이르다”며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대책 이행과 추가 보완 과제 발굴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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