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북촌 한옥마을을 방문하려는 관광객은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하지 않도록 서둘러야 한다. 오후 5시가 넘으면 지역 주민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관광객 출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는 30일 북촌 주민들의 정주권을 보호하고 올바른 관광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음 달 1일부터 관광객 방문시간 제한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내년 3월부터 단속… 오후 5시 넘어 방문하면 과태료 10만원
종로구는 지난 7월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있는 소격동·화동·안국동·삼청동·가회동·계동·원서동 일대를 북촌 특별관리지역으로 설정했다. 관광객 방문이 제한되는 지역인 ‘레드존’은 정독도서관 뒤 삼청동·가회동 일부 지역이다. 국내·외에서 인파가 몰려들어 한옥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곳이다.
관광객 방문 제한 시간은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로, 숙박 투숙객과 상점 이용객은 이 시간에도 출입할 수 있다. 종로구는 제한 시간에 레드존을 출입하는 관광객에게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내년 2월까지 계도기간 동안 관리 인력을 투입해 현장 안내를 강화하고, 3월부터 단속을 실시한다.
2026년 1월부터는 전세버스(관광버스) 통행 제한도 시행한다. 대상지는 버스 불법 주정차가 잦은 북촌로, 북촌로5길부터 창덕궁1길에 이르는 약 2.3㎞ 구간이다. 통근버스나 학교 버스, 마을버스는 통행을 허용한다. 종로구는 북촌 외곽에 버스가 주차한 뒤 관광객이 걸어서 이동하는 보행 중심의 관광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다.
◇북촌 인구 5년 새 27.6% 줄어
종로구가 북촌 특별 관리에 나선 것은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한옥마을에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오버 투어리즘’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은 한옥 사이 좁은 골목길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대문을 열어보기도 한다. 담배를 피고 쓰레기를 버려 골목이 더러워지기도 한다.
종로구에 따르면 북촌 거주자는 6100명 정도인데 작년에 북촌을 찾은 방문객은 664만명에 달한다. 오버 투어리즘 피해로 북촌에서 이사하는 주민도 상당하다. 북촌 인구는 2018년부터 작년까지 5년 새 27.6% 줄었다.
관광진흥법에 따라 관광객이 지나치게 만이 방문해 자연 환경이나 주민 생활이 침해당할 우려가 있는 지역은 특별 관리 지역으로 지정하고 관광객 방문과 차량 통행을 제한할 수 있다. 북촌은 지난 7월 전국 최초로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이번 조치는 북촌의 전통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주민들의 안락한 주거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주민 불편 최소화와 한옥마을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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