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부품 업체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실적이 나란히 주춤했다. 아이폰16 판매 부진을 필두로 PC와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의 제품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다. 원·달러 환율 하락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30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8.89% 감소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매출은 5조6851억원으로 2023년 3분기 대비 19.34%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앞서 9월 LG이노텍의 3분기 영업이익을 2958억원으로 전망한 후 10월 중 2595억원으로 전망치를 낮췄다. 하지만 실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망치보다 50% 이상 하회한 1304억원에 그쳤다.
사업 부문별로는 광학솔루션사업 매출이 4조8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고객사 신모델 출시로 모바일용 고부가 카메라 모듈 양산이 본격화하고 차량용 카메라 모듈 공급도 증가한 영향이다. LG이노텍의 총 매출에서 애플 공급 물량 비중은 80% 이상이다. 하지만 아이폰16의 첫 주 판매량이 3700만대로 전작 대비 12.7% 줄어든 만큼 광학솔루션사업 영업이익은 부진한 것으로 관측된다.
기판소재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37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은 전 분기보다는 2% 감소했다. 고객사 신제품 출시로 무선 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RF-SiP) 등 반도체 기판 공급은 늘었지만 칩온필름(COF) 같은 디스플레이용 제품군은 TV 등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약세였다.
전장부품사업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판매 실적이 줄어 매출이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각각 9%, 4% 감소한 477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자율주행용 차량 통신 모듈의 매출은 늘고 있다. 수주잔고도 매년 증가해 3분기 기준 1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LG이노텍은 “차량 카메라, 통신 모듈, 조명 등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인 차량용 부품의 매출이 매년 증가하고 전장 사업 수주 잔고도 12조원에 이르며 사업구조 고도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선행기술 및 제품 선제안 확대로 시장 지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원가 경쟁력 제고, 전략적 생산지 재편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24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9.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2조6153억원으로 2023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에프앤가이드가 10월 중 예측한 삼성전기의 3분기 영업이익은 7월(2640억원), 9월(2525억원)보다 줄어든 2386억원이다. 실제 영업이익은 2249억원에 그치며 전망치보다 낮은 성적을 거뒀다.
이는 주력 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공급이 PC, 모바일 산업 등 전방산업 제품 수요 회복 지연으로 부진한 탓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환율 변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2025년 AI, 서버, 전장 시장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29일 3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2025년에도 AI·서버 관련 매출은 올해 매출 성장에 준하는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전장에서도 자동차의 전장화·전동화 추이가 이어지고 있어 2025년 공장 가동률은 올해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기는 고부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생산거점 다변화, 수율 개선, 캐파(생산능력) 및 거래선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신사업인 ‘실리콘 커패시터’의 양산 시점도 언급했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전자기기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하는 차세대 부품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실리콘 커패시터는 4분기에 글로벌 주요 반도체 업체용으로 양산을 시작한다”며 “2025년부터는 국내외 고객사용으로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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