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땅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화성에서 발견된 한국의 뿔공룡,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가 그 답을 제시한다. 1억 2000만년 전 이 지역에서 살았던 이 공룡은 화성의 역사를 품은 상징적인 존재로, 연극 ‘꼬마공룡 플라톱스’는 바로 이 신비한 존재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번 공연은 사회적 기업 ㈜극단민들레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대표 예술단체’ 공모에서 선정된 후, 화성의 고유한 문화와 역사를 반영해 창작한 작품이다.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를 주인공으로 한 연극 ‘꼬마공룡 플라톱스’는 지역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공룡이라는 주제를 통해 글로벌한 이야기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공룡은 몸무게는 50kg 정도의 작은 공룡이지만, 그 크기와는 달리 화성의 정체성의 뿌리를 상징하는 강력한 존재다.
이번 공연은 공룡 화석 발굴을 위해 땅을 파면서 발견한 ‘가짜 화석’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플라스틱 조각이 ‘플라톱스’라는 꼬마공룡으로 재탄생하며 관객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상상의 마법에 빠져든다.
극단민들레는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를 상징하는 ‘플라톱스’라는 독창적인 캐릭터를 개발했다. 화성시의 기존 캐릭터인 ‘코리요’가 있기는 했지만, 이보다 더 연극적 상상이 담긴 캐릭터가 필요했다. 이때 스페인의 현대미술가 조르디 핀토가 민들레연극마을에 벽화를 선물했고, 이 벽화에 담긴 공룡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플라톱스가 탄생했다.
‘꼬마공룡 플라톱스’는 연극적 상상을 극대화한 연출이 특징이다. 연출가 송인현은 현대의 쓰레기를 고대의 공룡 화석처럼 다루며 가짜라는 것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드러내는 연출을 통해 관객이 스스로 상상하며 이야기를 완성하게 한다. 무엇보다 발굴된 플라스틱 조각과 비닐이 공룡의 잔해로 여겨지는 설정으로, 가짜를 통해 진짜를 말하려는 예술적 도전을 시도한다. 이로 인해 관객은 더 깊이 있는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작품은 실제 발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정교한 무대가 돋보인다. 바닥에 흙을 채우고 포크레인이 등장하는 무대를 통해 관객에게 마치 공룡 화석 발굴 현장에 직접 발을 디딘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지역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서 시작된 이 공연은 ‘공룡’이라는 글로벌 주제를 통해 모든 관객과 소통하며 화성의 이야기가 전 세계로 확장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민들레연극마을은 지역 극장을 넘어 세계와 연결된 상상의 공간이 된다.
공연 전후로는 공룡 그림 그리기와 공룡빵 맛보기 등의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어, 관객은 하루 종일 공룡의 세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음달 2일부터 12월 7일까지 매주 목·금요일 오전 11시, 토요일 오후 2시에 민들레연극마을 공룡발굴터에서 진행된다. 티켓은 네이버 예약 또는 ㈜극단민들레를 통해서 예매 가능하다.
극단민들레 관계자는 “그동안 글로벌이라는 키워드는 문화 예술계 전반에 걸쳐 주요 화두지만 국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오히려 지역성이 더욱 부각됐다”며 “글로벌화가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각 지역 문화와 정체성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지역의 소중함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다양성을 재발견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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