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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 국가였던 조지아의 총선이 친러시아 성향의 집권당 ‘조지아의 꿈’의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친서방 성향의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이 러시아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역시 부정선거 가능성을 공식 제기하며 조사를 촉구하고 있어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친러시아 성향의 집권 여당 ‘조지아의 꿈’이 전날 총선에서 54%의 득표율로 대승한 결과에 대해 “야당과 마찬가지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에 대해 “총체적인 사기이자 국민의 표를 완전히 훔친 것”이라며 “러시아가 조지아에 ‘특별 작전’을 실시해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8일 수도 트빌리시 곳곳에서 열릴 부정선거 규탄 시위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조지아가 2020년 의원내각제로 전환하면서 대부분의 실권을 ‘조지아의 꿈’ 대표인 이라클리 코바히제 총리에게 내준 상태다.
약 400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한 이번 선거는 조지아의 미래가 친러시아냐, 친서방이냐를 결정지을 중대한 분수령으로 여겨졌다. 친서방 성향인 야당 4곳이 연합해 집권당인 ‘조지아의 꿈’과 맞서면서 여당의 단독 과반은 막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 같은 선거 결과가 ‘야당의 승리’를 점친 서방 측 출구조사와 배치되면서 ‘선거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선거가 실제 조작됐는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독립 감시기관 및 국제기구 등은 외딴 시골에서 여당 득표율이 90% 이상으로 지나치게 높고 각 투표소에서 용지 바꿔치기 등이 목격돼 조작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선거 결과를 무효로 할 만한 ‘대규모 부정’ 증거는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EU와 미국은 조지아의 부정선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조지아) 부정선거 의혹을 신속하고 투명하며 독립적으로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역시 조지아 총선의 선거법 위반 등을 규탄하며 “전면적인 조사 요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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