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9일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는 가운데 KBS가 이태원 참사 관련 보도에 소극적이며, 이태원 참사를 조명하는 프로그램도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는 내부 비판이 나왔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26일 「“159개 아름다운 역사가 사라졌다”‥2주기 앞둔 이태원참사」, 「“지지말자 우리”‥이태원 참사 생존자·유가족에게 건네는 위로 ‘애열’」 리포트를 내보내고, 27일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25명의 북토크‥“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리포트를 내보냈다. SBS도 26일 「“안전한 사회 될 수 있게”…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함께 걷고 나누고…유가족들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 리포트를 내보내고, 27일에는 「이태원 참사 2년, 3번의 이사…떠도는 추모 공간」 리포트를 냈다. 양사가 주말동안 메인뉴스에서 참사 2주기를 맞아 세꼭지를 보도한 반면 KBS에선 별도의 관련 리포트가 없었다.
이를 두고 KBS 다수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는 28일 성명을 내고 “지난 토요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가 주최한 2주기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이 참석했고, 방송사들은 뉴스를 통해 현장을 전달했지만 KBS는 현장 소식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뚱딴지같이 박정희 추도식 리포트 마지막에 단 한 줄로 언급한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KBS본부노조는 “알려진 바에 따르면, KBS에서 이태원 참사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할 계획이 전혀 없다. 참사 당일 뉴스 리포트로 대충 때우고 말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며 “이러고도 KBS를 공영방송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노조는 “올해 초 우리는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가 불방됐던 것을 기억한다. 총선 뒤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이 어떻게 시간을 거슬러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왜 세월호 방송이 총선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인 사안이라고 생각했는지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밝힌 뒤 “이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방송이 전혀 준비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혹시 이태원 참사마저 ‘정치적인’ 사안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노조는 “국민의 입장에서 참사를 기억하고 예방하는데 공영방송이 나서지 않는다면, 공영방송은 어디서 존립 근거를 찾을 것인가”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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